서초 만리성/ 만족스러운 볶음밥이 기다리는 준수한 중국집/ 메뉴 및 가격 포함


저에게 가장 좋아하는 중식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잘 볶은 볶음밥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씹을 수록 고소함과 불맛이 올라오는 볶음밥은 기본 중의 기본 식사지만, 그만큼 제대로 만들기 어려운 요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서초에서 만족스러운 볶음밥을 만날 수 있는 중국집, 만리성을 찾았습니다.


서초 중식당 만리성


만리성은 화교가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합니다.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에 좋은 기억이 잔뜩이기 때문에, 만리성도 믿음을 가지고 문을 열었습니다.



서초 만리성


만리성은 서초역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냥 동네 주민들이 배달해먹는 중국집인가 했지만, 배달은 하지 않는것 같네요. 대신 직접 가게를 찾아 저녁 식사를 하는 직장인들이 많았습니다.



저녁 피크시간에 찾았더니 손님으로 가득한 가게안.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 안쪽에는 여러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두개 준비되어 있습니다.





테이블마다 식사류 메뉴가 붙어있습니다.


만리성


중국집 느낌을 살려주는 붉은 말 그림.


만리성 유산슬


먼저 주문한 것은 유산슬입니다. 죽순과 버섯, 새우, 부추를 전분과 함께 조리한 요리죠.



세상 안맛있는 새우가 있겠습니까만, 만리성의 유산슬에 있는 새우는 유난히 탱탱하고 맛있었습니다.



재료의 질, 손질 상태 등 기본기가 충실해 먹는 즐거움이 가득이었습니다. 특히 죽숙의 생명인 오독오독한 식감을 잘 살려, 유산슬 자체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한 기분이었습니다.



서초 만리성 유산슬


유산슬의 짭짤한 소스는 절로 밥을 부릅니다. 그래서 메뉴에 유산슬 덮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집에서 빠질 수 없는 친구, 양파와 단무지 그리고 춘장. 양파가 조금이라 아쉬웠지만, 아마 리필이 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볶음밥이 나왔습니다. 보통은 유산슬같은 요리가 주인공이지만, 저는 볶음밥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연 자리에 볶음밥을 올려주었습니다.


서초 중국집 볶음밥


계란 후라이가 올라간 볶음밥은 정말 오랫만입니다. 옛날에는 많은 중국집이 볶음밥에 계란 후라이를 올려줬던것 같은데,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계란 후라이는 완숙에서 10% 정도 덜 조리했습니다. 그래서 노른자가 살짝 흘러나옵니다. 노른자가 많이 흘러나오면 볶음밥의 고슬고슬함을 해치고, 노른자가 완전히 익혀져 있으면 안그래도 뻣뻣한 볶음밥이 더 뻣뻣해지는데, 만리성의 볶음밥 후라이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절묘한 밸런스로 조리된 모습입니다.



볶음밥과 함께 나오는 짜장 소스는 구색맞추기 같은 느낌입니다. 좋은 볶음밥은 짜장 소스가 없어도 맛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만든 볶음밥도 싱겁다고 느끼시는 분이 계실테고, 그런분들을 위해 짜장 소스가 함께나오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만리성의 볶음밥은 짜장소스 없이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볶음밥과 함께 나오는 짬뽕 국물. 적당히 얼큰해서 볶음밥에 잘 어울렸습니다. 



볶음밥의 생명은 고슬고슬한 밥을 강한 화력으로 단숨에 볶아내는 스킬이죠.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으면서 겉면에 불맛 코팅이 되어 있다면, 씹으면 씹을 수록 맛있어지는 볶음밥이 됩니다. 서초 만리성의 볶음밥은 제가 생각하는 이상에 가까운 볶음밥입니다. 물론 최고의 볶음밥이다, 칭송할 정도는 아니지만, 회사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중식당 중에서는 수준급이 아닐까 싶습니다.



볶음밥 위에 올려준 계란의 적당함,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도록 볶아내는 스킬, 잘 손질된 야채들까지 볶음밥이 가져야하는 기본기는 모두 합격점 이상입니다. 이런 볶음밥은 혀 위에 밥알을 올려 살살 굴리며 한 번, 밥알을 한 입 씹으면 느껴지는 코팅된 불맛으로 한 번, 어금니로 밥알을 갈듯이 씹으며 베어나는 고소함으로 한 번, 총 세번 즐길 수 있습니다. 배고픔을 이겨낼 인내심이 있다면 시간을 들인만큼 맛으로 보답하는 그런 볶음밥이죠.


서초 만리성은 늦은 시간 저녁식사를 위해 찾은 직장인으로 가득해질만큼, 맛있는 중식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는 가게입니다.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볶음밥만 봐도 이곳이 얼마나 좋은 가게인지 알 수 있죠. 다음에 만리성을 찾으면 가지요리를 먹어보고 싶네요. 좋은 볶음 요리를 만드는 가게들은 빠짐없이 좋은 가지요리를 만들어 내거든요. 이상에 근접한 볶음밥을 보여준 만리성. 잘먹었습니다! 


이하 만리성 메뉴가 이어집니다.


만리성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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