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바시 멘야타케이치(麺屋武一)/ 진한 닭육수의 명불허전 라멘가게/ 메뉴 및 가격 포함


둘째날 점심은 지인에게 소개받은 닭육수 라멘 전문점 멘야타케이치입니다. 도쿄하면 담백한 닭육수 라멘을 떠올렸던 저의 선입견을 한방에 부숴준 놀라운 가게. 닭육수도 진하게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멘야타케이치를 소개합니다.


도쿄 라멘 멘야타케이치


점심 시간에 도착한 멘야타케이치. 출입구 앞에 식권 자판기가 있습니다.


위치는 구글 지도를 참조하세요.



지도를 잘 보지 않으면 놓치지 쉬운 골목안에 있습니다. 저는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는데도 두번 정도 길을 헤맸습니다.



라멘 전문점이지만 메뉴 끝에는 소바가 붙네요. 일본에서 그냥 소바하면 모밀국수를 뜻하지만, 국수 요리에도 소바를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멘의 경우 중화소바가 일본식으로 발전해온 음식이라, 아직 라멘을 중화소바라고 부르는 가게들이 남아있기도 하죠. 라멘의 기본 가격은 780엔이니 한국돈으로 8000원 정도네요.




가게 안은 단촐합니다. 하지만 원래 맛있는 라멘 가게는 이렇게 작아 보여야죠.



차가 아닌 그냥 냉수를 주네요.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일본 라멘 가게에서는 보통 차를 준다고 생각되서 이런 부분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일본은 신기하게 아직도 나무 젓가락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물론 라멘 같은 면요리는 이상하게 나무젓가락으로 먹어야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저는 이런 문화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깨와 간장, 소금 등 양념이 올려져 있지만, 워낙 국물이 진해서 추가할 일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도쿄 닭육수 라멘


제가 주문한 기본 닭육수 라멘이 등장했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잘 모르고 그냥 식권 자판기 왼쪽 상단의 기본인 것 같은 메뉴를 선택! 다행히 기대하던 그대로 나온 것 같습니다.



도쿄라멘이라고 한다면, 닭육수를 떠올리는 저에게 멘야타케이치는 참 정석같은 가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국물을 한모금 먹어보고 눈이 번쩍! 제가 익히 아는 닭육수 라멘은 담백함을 기본으로 했는데, 이곳은 완전히 다릅니다.



닭육수에 돈코츠를 섞은것이 아닐까 의심될만큼 진하게 뽑힌 육수가 전체적인 맛을 묵직하게 눌러줍니다. 육수를 마시면, 맛이 퍼치지 않고 단단하게 뭉쳐 입안을 굴러다니는 느낌이랄까, 묵직하고 꽉 찬 감각이 숫가락을 멈추지 못하게 만듭니다.



무겁게 내려앉은 국물에 비해 차슈는 무척 가볍습니다.


도쿄 신바시역 닭육수 라멘 가게


닭고기 볼 도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계란이 없다는 것. 계란을 추가할 수 있는데, 주문할 때는 계란을 추가해야만 한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다음에 또 찾을 일이 있으면 꼭 계란을 추가해야 겠네요.



국물만 먹으면 어마어마하게 묵직하지만 면과 함께 먹으면 예상외로 산뜻합니다. 아마 국물 위에 올려진 기름들이 국물만 먹으때보다 적게 면에 묻어서 그런것 같네요. 이 지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면을 먹을 때는 조금 담백하게, 국물을 먹을 때는 묵직하게, 두 가지 맛이 번갈아 느껴져서 지루하지 않게 젓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도쿄 멘야타케이치의 닭육수 라멘


붉은 기가 돌만큼 살짝 익혀져 하늘거리는 닭고기 차슈는 이 요리에서 참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엄한 집안의 말괄량이 막내딸 같은 느낌이랄까, 묵직하게 눌러오는 국물 위로 통통 튀어오르는 매력이 있습니다.



다시 봐도 진해보이는 국물. 하지만 지금도 생각나는 강렬한 국물이었습니다.



저의 짧은 라멘 지식을 과감하게 부셔준 멋진 가게, 멘야타케이치. 역시 세상은 단순 이분법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멘야타케이치의 진하고 감칠맛이 펑펑 터치즌 닭육수 라멘을 먹어보니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라멘이 있을지, 아찔하면서도 점점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 모든까지는 아니라도 유명한 라멘들 정도는 빠짐없이 먹어보는 그날을 기다리며, 멘야타케이치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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