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에서 처음 찾고 감동을 넘어서는 충격을 받았던 수타우동 겐. 그리고 일본에 가서 정통 우동을 먹어보고 다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타우동 겐 에서 먹었던 우동과 비슷해서. 그런 수타우동 겐이 교대에도 있네요. 오늘은 근처에 놀러왔다가 우동이 생각나 수타우동 겐을 찾았습니다.
일본 전통 수타우동 겐. 처음 야탑의 겐을 찾았을 때 우동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던 사장님이 인상적이었는데, 교대도 자부심이 흘러 넘치는 우동을 제공할 지 궁금하네요.
수타우동 사진이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매우 일본 스러운 느낌. 외국 음식을 정통으로 하는 가게들을 찾아가다보면 해외 여행에 대한 열망이 조금 희석되곤 합니다.
당당하게 걸려있는 [ 아직도 우동 드시러 일본 가십니까? ] 플랜카드. 저는 이런 허세 섞인 자신감을 좋아합니다.
1984년부터 이어온 우동가게. 정말 오래된 가게네요. 생각해보면 교대 근처를 놀러다닌지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 겐은 항상 있었던 것 같습니다.
꽃잎이 떠오르는 가게 문양이 고풍스럽네요.
우동면은 소금, 물, 밀가루 이 세가지 재료만 사용해 만든다고 합니다. 재료가 단순한 만큼, 실력에 따라 면의 맛이 천차만별 달라지죠.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단단하면서도 속살이 쫄깃한 우동면을 좋아합니다. 이 문구를 읽으며 어떤 우동이 나올지 잔뜩 기대감을 끌어올렸습니다.
혼자 가면 바자리로 안내해 주시네요. 점심 시간에 사람이 많을때도 눈치보지 않고 앉을 수 있는 바자리는 참 좋습니다. 주방이 바로 보이는 것도 무척 마음에 듭니다.
자루우동을 개시한다고 적혀있는 것을 보니 이전에는 자루우동이 없었나봅니다. 우동의 기본은 자루우동일텐데, 이전에는 없었다고 하니 신기합니다. 어쩌면 제 지식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가게는 제법 넓지만,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가격도 점심 한끼 치고는 낮지않은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왠지 저렴한 음식일 것 같은 우동을 즐기시는 것을 보니 놀랍기도 하네요.
기본 제공되는 찬으로는 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단무지. 이 단무지가 맛있습니다. 너무 시거나 달지 않고, 아삭한 식감도 잘 살아있습니다.
주문한 가라아게 우동이 나왔습니다. 냉우동에 가라아게가 4조각 나오는 단촐해 보이는 구성. 이 메뉴의 가격 1만원으로, 우동을 저렴한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을것 같네요.
하지만, 저는 이 우동이 1만원 이상의 가치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플랜카드로 호언장담했던 것 처럼, 교대 수타우동 겐도 일본에 우동먹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많이 잠재워 줍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보니 입맛이 저절로 다셔지네요. 돌돌 말린 우동 면발이 보기에도 탱탱해 보입니다. 아직 먹지 않았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맛을 짐작하게 해주는 색깔과 치밀해보이는 조직감.
가라아게 우동이니 가라아게가 맛있어야 겠죠? 아직 면도 먹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가라아게부터 평가하자면, 정말 딱 일본에서 먹어본 가라아게 맛을 냅니다. 이 부분은 조금 놀랐습니다.
가라아게는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쥬시한 이율배반적인 맛을 내야 합니다. 단순한 기술로는 일본에서 먹었던 느낌을 내기 어려운데, 이곳 가라아게는 일본에서 먹었던 가라아게 느낌을 정말 유사하게 재현해 냈습니다. 한국에서 갑자기 가라아게가 먹고 싶을때 찾아야 하는 가게는 정해진 것 같네요.
가라아게가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이 아쉽네요. 특히 저 우동 소스에 살짝 적셔진 가라아게가 참 맛있습니다.
가라아게를 먹는 중에도 하나씩 챙겨먹은 단무지.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노란 단무지보다 요 담무지에 더 손이 가네요.
가라아게를 하나 먹었으니 다음으로 면발에 도전합니다.
겐의 면발은 야탑의 면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겉은 살짝 말랑하면서 속으로 들어갈 수록 쫄깃해지는 좋은 식감을 보여줍니다. 사실 가라아게의 임팩트에 비한다면, 겐의 면은 평이한 수준입니다.
물론 겐의 면은 일본에서 먹었던 우동면을 떠올릴 만큼 우수합니다. 다만, 제가 원하는 그 지점에서는 조금 빗겨나와 있네요. 저는 이것보다 더 쫀쫀한 면을 원했는데, 겐의 면은 기대보다는 덜 쫀쫀했습니다. 물론 제가 적은 다른 리뷰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식성은 무척무척무척 특이한 편입니다. 도리어 제 입에 맞는 면이라면 나는 좋은데 추천하기는 어려운... 그런 면일 수도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면에 대한 평이 조금 박했습니다만, 수타우동 겐의 우동은 재현율 높은 가라아게와 일본에서 먹었던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는 면이 합쳐져 일본 정통 우동 그대로의 맛을 보여줍니다.
라멘의 경우, 일본 이상의 맛을 내주는 가게들이 많아져 요즘은 라멘 먹으로 일본 가고 싶은 유혹이 줄어들었는데, 겐 덕분에 가라아게 먹으로 일본 가고 싶은 유혹도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우동 면은... 아직 제 입맛에 딱 맞는 면을 일본에서도 만나보지 못해서 보류 하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을 확률 100%의 좋은 우동 전문점 겐. 잘먹었습니다!
아래는 수타우동 겐의 메뉴입니다.
* 교토 가츠규 봉은사역점/ 쫄깃 쫀쫀한 규카츠와 맛있는 다시계란 후기/ 메뉴 및 가격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