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어벤져스 사가' 최고의 마무리 + 아쉬운점(스포 다수)
- 리뷰 이야기 Reviews/영화 Movies
- 2019. 4. 27. 16:46
지난 10년간 영화팬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히어로 무비 프렌차이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페이즈1, 인피니티 사가 Saga가 엔드게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직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남아있지만, 거의 후일담에 가까운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엔드게임 시점에서 조금 더 지난 시점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페이즈1은 엔드게임에서 마무리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엔드게임이 MCU 페이즈1을 마무리하는 방식은 경외심의 표현입니다. 그동안 페이즈1에서 활약해준 히어로들을 그야말로 총 출동시킵니다. 단순히 출현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히어로들을 좋아하게 되었던 그 순간을 다시 보여줍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타노스가 핑거스냅으로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날려버린 후, 망가진 우주를 재생시키기 위한 최후의 방법이면서, 동시에 과거로 이동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그동안의 추억을 돌아보는 장치로도 사용됩니다.
어벤져스 시리즈, 토르 시리즈,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아이언맨 시리즈 등 그동안 마블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추억의 장면들을 천천히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캡틴 아메리카가 실드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는 장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인정하시는 명작,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의 엘리베이터씬을 오마쥬 했습니다.
다시 전투가 일어나난 했지만, '하일 하이드라' 라는 매직 워드로 빠져나가는 캡틴의 모습은 시리즈 처음의 강직했던 캡틴이 성장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는 저의 개인적인 감상은,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돌잔치 영상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엔드 게임은 그 전작들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는 너무도 불친절하고 개연성도 떨어지는 영화입니다.
사실 실망한 부분도 제법 많습니다. 특히 앤트맨이 양자영역을 탈출하는 계기가 고작 쥐의 기계 작동이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만큼 엉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첫 단추를 그런 우연으로 끼워버리다니, 이제까지 작은 디테일도 꼼꼼하게 챙겼던 마블답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요.
그리고 가장 불만인 부분은 바로 헐크의 공기화. 헐크가 아무런 비중도 없이 그냥 프로페서 헐크라는 원작 캐릭터를 재현했다... 정도로만 나와 사실 좀 실망했습니다.
저는 전편에서 타노스에게 당했던 헐크의 리턴매치를 기대했거든요.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몰아줘야 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순서에게 밀린 헐크지만, 그래도 헐크의 팬으로써는 정말 실망스러운 결말이네요.
논란이 많았던 평행 우주의 존재를 정리하는 모습은 페이즈2에 대한 준비였던 것 같습니다. 마블 코믹스에서는 수많은 평행 우주들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정말 다양한 히어로 버전이 가능해집니다.(여성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사랑에 빠지는 평행 우주도 있을정도.)
하지만 마블 영화에서는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평행우주의 가능성을 억제합니다.
정사와 야사로 구분되는 코믹스의 설정과 달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정사만으로 쭉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죠. 너무 많은 평행우주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진 코믹스를 보고 내린 결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많은 영화네요. 우선 액션신이 전작들보다 퇴보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건 액션의 짜임새나 임펙트보다는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역활을 하다보니 생긴 문제죠.
마치 레디플레이어원처럼 수많은 캐릭터들을 화면 가득 뿌려놓으려다보니 치밀하게 계산된 액션을 보여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생각해도 아쉬움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중간에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만, 저도 어쩔 수없는 마블 팬이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란 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다이제스트처럼 스쳐지나가는 마블 영화들의 추억은 정말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가 나올때마다 영화관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던 마블의 마법덕분에 지난 10년이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페이즈2의 마블도 좋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듭니다. 페이즈1의 상징, 시작과 끝에 해당하는 토니 스타크와 스티브 로저스가 없는 페이즈2는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저를 포함한 관객들을 충족시키기 어렵지 않을까 우려되네요.
당장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만 봐도 한국 흥행은 폭발적이지 않으니까요.
어쨋든 마블의 영화 시리즈 인피티니 사가는 엔드게임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마블 영화를 즐겨왔던 저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다음 마블 시리즈는 기대가 떨어지네요.
앞으로 토니 스타크와 스티브 로저스 이상의 히어로는 나오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죠. 벌써 캡틴 마블은 시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엔드게임을 보고 도리어 캡틴 마블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단독 영화의 단발에 가까운 캡틴 마블은 전혀 제가 아는 캡틴 마블이 아니었는데, 엔드게임의 숏컷한 캡틴 마블은 저의 관심을 확 사로잡았습니다.
숏컷한 캡틴 마블이 등장하는 단독 작품이 나온다면, 그때는 극장을 찾을지도 모르겠네요.)
마블 영화의 10년을 마무리하는 의미로는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작품. 그냥 단독 작품으로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 두가지 평가가 엇갈리는 작품이지만, 저는 무한한 애정으로 엔드게임을 기억하겠습니다.
나중에 VOD 등으로 출시되면 천천히 돌려보면서 마블 10년의 추억을 곱씹어 봐야겠네요. 정말정말 잘봤습니다!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결말 관련 떡밥 및 어벤져스4 예상/ 앤트맨과 비브라늄, 초강력 스포
* 아이언맨2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한 3가지 뒷이야기 / 스칼렛 요한슨(블랙 위도우) '고생 연대기'에서 존 패브로 감독(해피 호건)의 '이색 이력'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