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배경 영화 10편 | 박열, 밀정, 암살, 동주, 말모이 외
- 리뷰 이야기 Reviews/영화 Movies
- 2019. 2. 28. 22:32
며칠 전 유관순 열사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항거'가 개봉했습니다. 올해가 바로 3.1 만세운동 100주년이지요. 우리나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를 맞아 일제강점기 배경 영화 10편을 소개해드립니다.
제가 이미 본 영화도 있고 보려고 즐겨찾기 해둔 영화도 있습니다. 1910년 한일병합 이후부터 1945년 해방까지 시간순으로 보실까요.
1. 박열 Anarchist from Colony
이준익 감독의 박열은 1920년대 도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923년 관동대지진 후 일본 민중의 불만이 조선인에게 향하는데요. 6천여 명이 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창으로 학살당합니다. 실제로는 1만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고 하는데 끔찍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은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던 일본은 사건 은폐를 위해 조선인 청년 박열을 대역죄인으로 내세웁니다.
사건은 심각하지만 영화 자체는 무겁지 않게 그려집니다. 박열(이제훈)이라는 캐릭터, 그리고 그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의 캐릭터 자체가 밝고 유쾌함이 넘치기 때문인데요. 역사적 의미에 재미까지 잡았다는 점에서 별점 4개 ★★★★☆를 드립니다.
* 관련글: 박열 그리고 가네코 후미코, 인간을 나아가게 만드는 의지에 관한 이야기/ 약스포
2. 밀정 The Age of Shadows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영화입니다. 1923년 실제로 있었던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극화하였다고 합니다. 누가 진짜 밀정인지 알수 없는 상황,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와 무장독립단체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공유) 사이에 펼쳐지는 암투가 긴장감을 줍니다.
영화 배경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었던 상해도 나오는데요. 우리 역사에 관심이 있고 상해 여행을 준비 중이시라면 미리 볼만한 영화로도 추천드립니다.
밀정은 관객 750만이 넘어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3. 암살 Assassination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일제 강점기 배경 영화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에 속합니다. 배경은 1933년 인데요. 조선 주둔 일본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 암살을 위해 목숨을 건 독립운동가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이정재),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조진웅)과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 등의 활약이 경성과 상하이를 넘나들며 펼쳐집니다.
저는 아직 암살을 보지 않았는데요. 3.1 절인 내일 빔프로젝터로 볼 영화로 골라놓았습니다.
4. 동주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 시대 시인 윤동주(강하늘)와 그의 사촌 송몽규(박정민)의 피지 못한 청춘을 담은 영화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 연변 용정 출생으로 1938년 2월 광명중학교를 졸업한 후 경성으로 유학했고 그해 4월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는 1941년 12월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동안 썼던 19편의 시를 골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을 내려고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윤동주는 일본 유학을 선택합니다. 1942년 3월 도쿄 릿쿄 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다가 10월 교토 도시샤 대학 영문학과에 편입하였습니다. 도시샤 대학은 윤동주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 정지용이 다닌 학교라고 합니다.
비극적이게도 윤동주 시인은 사상범으로 1943년 후쿠오카 형무소에 투옥, 1945년 2월 27세의 나이로 요절합니다. 그의 요절 원인이 일본의 생체실험 때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송몽규 역시 일제의 생체 실험 대상자(마루타)가 되어 의문사 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시로 알려진 윤동주 시인. 영화 동주에서는 민족의식, 시대적 양심을 버리지 못하고 고뇌하는 청춘이 흑백 톤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의 시가 어떤 상황, 어떤 마음에서 나왔는 지 알 수 있습니다.
5. 말모이 MAL·MO·E: The Secret Mission
일제 강점기는 크게 무단 통치기(1910년~1919년), 문화통치기(1919년~1931년), 민족말살 통치기(1931~1945년) 3가지로 나뉩니다.
엄유나 감독의 영화 말모이는 그 중 민족말살 통치기에 속하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일제 조선총독은 창씨개명을 명했고 조선 말에 더해 조선 이름까지 금지합니다.
이에 까막눈이었던 김판수(유해진)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이 비밀리에 '말모이 사전'을 만들기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 말모이를 보면 우리말 사전 하나가 발간되기까지 얼마나 우여곡절이 있었는 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오늘날 한국어 이름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보여줍니다.
위 영화 외에도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다룬 영화 대호(1920년대 배경),
의열단을 다룬 영화 아나키스트(1920년대),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였던 이의 사랑을 그린 영화 모던보이(1930년대),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다룬 영화 귀향(1940년대),
강제징용 역사를 다룬 영화 군함도(1940년대) 등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과거의 역사,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 경우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자체 기념해 상해여행을 준비중인데요. 그 전에 위 영화들 중 안본 것들을 모두 볼 계획입니다.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이만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 3 1 운동 100주년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자체 기념 행사 3가지 | 뮤지컬 영웅 + 신흥무관학교 관람 + 노랑풍선 상해 여행 독립운동사적지 답사
* 제봉산 포충사/ 임진왜란에서 순국한 호남 의병장과 의병들을 기리는 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