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의 행복, 시아와세노 팬케이크/ 올타임 넘버원 팬케익 예약방법
- 여행 이야기 Travel/해외여행 World
- 2019. 1. 27. 23:14
긴자라고 하면 일본 패션의 중심가죠. 하지만 이번 도쿄여행에서 긴자에 대한 저의 이미지는 팬케이크로 굳어지고 말았습니다. 팬케익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어쨋든 제 인생 올타임 넘버 원 팬케익, 시아와세노 팬케이크와 함께한 점심입니다.
시아와세노 팬케익을 만나기 위해 긴자역에서 나왔습니다. 어렵지 않게 찾아간 시아와세노 팬케이크. 일본어로 시아와세는 행복이죠. 이름 그대로 행복을 줄 수 있일지 기대됩니다.
시아와세노 팬케이크 긴자점 구글맵
간판에 빼곡하게 소개되어 있는 다양한 팬케익과 와플. 보기만 해도 벌써 입안에 부드러움이 가득해지네요.
무려 건물 7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높은 곳에 위치한 디저트가게는 높은 확률로 맛집이라는 경험에 따라 벌써 기대감이 폭증합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사랑하는 시아와세노 팬케잌. 역시나 대기줄이 깁니다. 어중간한 시간에 갔는데도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네요.
다음 사이트에서 예약도 가능하다고 하니 만약 긴자 최고의 팬케익이 궁금하시다면 찾아가시기 전에 예약을 추천 드려요. https://magia.tokyo/reserve
가게 입구의 아이패드를 이용해 대기열에 이름을 올리 수 있습니다. 한글로 잘 설명되어 있으니 사용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대기 리스트에 등록하면 이렇게 QR코드가 찍힌 표를 줍니다. 그리고 QR 어플 실행 후 이 코드를 찍으면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죠. 주의할 점은 QR 코드를 찍은 후 나오는 확인 사이트를 수시로 리프레쉬 해줘야 한다는 점! 자동으로 새로고침이 되지 않습니다.
긴자를 둘러보는 사이 드디어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착석하기 전에 잠깐 팬케익이 구워지는 모습을 구경하는 중! 직원이 팬케익의 온도를 기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모습이네요. 역시 맛있는 음식은 그냥 나오지 않나봅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반죽을 떠 팬케익 모양으로 팬위에 올리는 점원. 연륜이 느껴지는 기술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가게는 크지 않습니다. 최대한 앉아도 20~30명 정도가 한계. 거기다 팬케익도 주문 후 조리 방식이라 테이블 회전은 좀 느릴것 같은 모습입니다.
저 시점에는 제가 주문한 팬케익도 함께 만들어지고 있었을것 같습니다.
팬케익은 대략 1만엔 ~ 1만 5천엔 사이. 한국보다는 확실히 가격이 묵직하네요.
먼저 나와준 오렌지 쥬스. 그냥 평범한 오렌지 쥬스입니다. 시아와세 팬케익의 추천 목록에서 제외된 친구니 참고해 주세요.
먼저 나온 기본 팬케익입니다. 몰캉하고 말랑한 팬케익이 3개가 한 접시에 예쁘게 포개져 등장합니다. 서빙된 팬케익을 보고 두 사람이 한 접시면 충분했으려나... 생각했지만, 포크질을 시작하면서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게 되죠.(다행히 처음 주문때 한 사람당 한개씩 마음에 드는 팬케익을 선택했습니다.)
슈가파우더가 곱게 내린 팬케익은 위는 부드러운 갈색인데 마술처럼 그 아래는 연노란색입니다.
두번째로 등장한 캬라멜 팬케익. 카리스마 넘치는 비쥬얼이 인상적입니다. 기본 팬케익의 메이플 시럽대신 설탕향이 가득한 캬라멜 시럽이 듬뿍 뿌려져 나옵니다. 보기만 해도 입안이 달아지는 시각적인 효과까지 만점입니다.
생크림도 아낌없이 올려져있어,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한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저 생크림도 추가할 수 있는데 당연히! 무료가 아닙니다.)
먼저 캬라멜 팬케익의 옆구리를 살살 간지렀습니다. 포슬포슬한 질감이 나이프를 타고 전해집니다. 칼로 잘리는 그 순간의 감각이 미각을 자극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죠.
팬케익을 입으로 옮기며, 맛보며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포슬포슬이란 형용사를 이제까지 잘못쓰고 있었구나. 세상에 포슬거린다고 표현할 수 있는건 오로지 단 하나 이 팬케익 뿐이다. 입안에 들어온 팬케익은 달콤한 크림과 캬라멜 사이로 계란향을 부드럽게 풍겨냅니다.
시아와세노 팬케익을 먹으면서 다시 느낀것은 일본은 맛이 서로 조화를 이루기 보다는 시간차를 두고 하나하나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을 지향하며 요리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크림과 캬라멜이라는 강렬한 소스 밑에서 마치 온천이 뿜어져 나오듯 솟아오르는 계란의 강렬한 향과 팬케익의 포슬거리는 텍스쳐, 질감은 짧은 순간 완성도 높은 3편의 단편 소설을 읽어낸 것 같은 인상을 남깁니다.
세번째로 등장한 과일 팬케익입니다.
과일이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팬케익은 앞선 팬케익들과 똑같으니 특별히 평가할 것은 없겠네요.
과일 팬케익이라고 하지만 과일과 함께 먹을 정신은 없었습니다. 눈을 몇번 깜빡거리고 보니 이미 팬케익은 크림에 둘둘 말려 입안으로 사라지고 말았죠.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과일 팬케익보다는 소스가 함께 나오는 메뉴를 추천드립니다. 과일은 결국 따로먹게 되더라구요.
포크에 생크림을 듬뿍 올려 나이프로 자른 팬케익을 콕! 찍어 먹으면... 상상 이상의 맛에 눈썹이 움찔거립니다.
마치 스폰지를 잘라놓은 것 같은 팬케익의 단면. 어떻게 하면 계란으로 저런 질감을 만들어내는지, 신기합니다.
ⓒ효령짱
시아와세노 팬케이크는 단연 제가 이제까지 먹어본 팬케익 중 가장 훌륭한 질감의 팬케익이었습니다. 씹는 순간, 몸을 움추리고 있던 계란의 담백 고소한 향이 펄쩍 뛰어오르며 온 몸을 휘감았죠. 거기에 치아로 느껴지는 포슬거리는 식감은 이제껏 먹었던 팬케익과는 많이 다른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도쿄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순간으로 꼽기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는, 그야말로 시아와세했던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잘먹었습니다!
* 긴자역 코인락커 이용방법 + 도버 스트리트 마켓 긴자 구경
* 도쿄여행의 소소한 단면/ 편의점 빵들, 도쿄 시내, 신주쿠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풀빵 '오야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