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튀김 덮밥 전문 체인점/ 텐동 텐야 신주쿠점


규동이 짠내나는 일본의 서민음식이라면, 규동보다는 살짝 덜 춥게 느껴지는 서민음식으로 텐동, 튀김 덮밥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한국과는 많이 다른 일본의 튀김 덮밥을 먹으며, 왜 한국과 일본은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튀김 덮밥 마저도 다른걸까 궁금해 집니다. 


쉽게 찾을 수 있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일본 튀김 덮밥 전문 체인점, 텐동 텐야입니다.


텐동텐야 신주쿠점


가격대로 따지자면, 규동보다는 살짝 무거운 느낌이 튀김 덮밥이죠. 텐동 텐야는 튀김 덮밥 전문 체인점으로 제가 갔던 곳 말고도 도쿄의 많은 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가 찾은 곳은 신주쿠의 지점이었네요.


신주쿠 텐동 텐야


도쿄 신주쿠의 텐동텐야


텐동은 하늘 천天 자를 쓰는 거창한 음식입니다만, 사실은 부담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튀김을 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입니다. 저는 처음에 하늘 천자가 들어가서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있는줄 알았었죠.



미각을 자극하는 텐동 텐야의 간판. 일본은 이렇게 음식 사진으로 만든 간판이 많아 좋습니다. 한국 식당에서는 이름만 보고 음식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일본의 사진이 풍부한 입간판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텐동텐야 메뉴


외국손님도 종종 찾는지, 텐동 텐야 메뉴가 영어와 한국어로도 적혀 있습니다. 튀김 덮밥이다보니 가격은 완전 기본을 제외하면 조금 묵직하네요.



아침 9시에 열어서 24시에 닫는 것 같군요.







중앙에는 바자리가 있고 양 끝에 테이블이 있는 구성. 일본의 가게 좌석 배치를 보면 혼자 와서 식사를 즐기시는 분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튀김들은 단품으로도 추가주문할 수 있네요. 물론 메인 요리를 주문하지 않으면 주문할 수 없겠죠? 가끔 새우 튀김만 몸서리 쳐지게 먹고싶을때가 있는데...



오늘 주문한 친구는 왼쪽 상단의 기본 텐동과 바로 아래에 위치한 엑설런트 텐동과 미니메밀 국수 입니다.



새우 튀김이 3마리 올라가는 스폐셜 텐동이 눈에 띄네요. 다음에 일본을 찾으면 새우 튀김을 마음껏 먹어보고 싶습니다! 



음식은 금방 나옵니다. 주문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나와준 기본 텐동.



갓 튀겨서 그런지 고소한 기름냄세가 밥그릇 주변을 가벼운 걸음으로 맴돌고 있습니다.


도쿄 텐동 텐야


다음은 스폐셜 텐동. 새우 튀김이 2마리, 미니 소바가 함께하는 푸짐한 구성이죠. 성인 남성도 혼자서 다 먹으면 버스 한 두 정거장 정도는 걸어가고 싶게 만드는 양입니다.



볼때마다 신기한 텐동의 튀김. 한국과 일본의 서쪽 끝과 동쪽 끝 길이가 미국에서는 주 몇개 넘어가는 수준일텐데, 음식은 이렇게 다르네요. 


어쩌면 미국도 주를 넘어가면 이정도로 음식이 달라질까요. 이래서 사람은 여행을 해야하나 봅니다. 언제 미국에 가서 주를 넘어가며 음식을 맛보고 싶습니다.



소바를 찍어먹는 소스에 넣을 양념.



소바 자체는 그냥 구색 맞추기 입니다. 추천하지는 않는 편이죠.



일본식 된장국은 빠지지 않는군요. 그냥 평범한 장국.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반숙달걀도 추가 주문했습니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 반숙 계란이 대중화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유튜브에서 일본의 계란은 한국보다 날로 먹거나 반숙해 먹기 좋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먹음직한 새우 튀김! 한국에서 튀김 덮밥을 먹으면 튀김 위에는 소스를 잘 안뿌리는데, 텐동 텐야에서는 적셔질만큼 뿌려주네요. 좋아하는 포인트가 다른 듯 합니다.



지난번 텐동 요츠야에서도 느꼈지만 일본식 튀김 덮밥은 바삭하기보다는 눅진하고 살짝 쫄깃합니다. 튀김이라면, 바삭바삭 머리가 울리만큼 바삭거려야 맛있는 튀김이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쫄깃하기까지한 일본의 튀김은 충격이었습니다. 



텐동 텐야와 한국의 텐동 요츠야를 비교하는 건 조금 이상하지만, 해외 여행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텐동 텐야가 더 맛있게 느껴지네요. 우선 튀김에 잔뜩 스며든 소스가 저를 애타게 만듭니다.



씹을 수도 튀김 속에 숨어있다가 뛰쳐나오는 은은한 간장맛과 감칠맛.



꽈리고추? 튀김도 맛있었습니다. 재료의 맛보다는 튀김옷의 맛이 더 강했지만, 저는 꽈리고추를 안좋아하기 때문에 더 좋았네요.








튀김을 어느정도 먹었다면 이제 반숙계란의 차례! 반숙 계란을 밥 위에 투하 해줍니다.




소바는... 정말 어떤 임펙트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찍어먹는 사진이 없네요. 어쨋든 소바는 소바 전문점에서 먹는 것이 좋다는 오늘의 결론.


일본 텐동


중간중간에 밥도 먹어 줘야죠~



그냥 밥을 먹으면 심심하니 반숙계란을 넣어 줍니다.




반숙계란과 섞은 꽈리고추 튀김. 고소함이 두배가 되었습니다.



호박은 어떻게 먹어도 맛있죠. 그런 호박을 튀겼으니 당연히 맛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튀김 덮밥 양념과 반숙계란이 적당히 섞인 밥은 짭짭함과 고소함이 번갈아 스트레이트를 날리는 맛이었습니다. 먹을 때는 맛있었지만, 먹고나서 든 생각이 역시 일본은 간장 베이스 소스가 많다... 였습니다. 전날 먹었던 규동도 소스는 간장 베이스였으니까요. 


직장 동료 중 일본 여행을 계절마다 다니는 분은 일본 음식은 뭘 먹어도 간장맛이라서 본인은 일본가면 편의점 샌드위치를 주로 먹는다고. 공감가는 의견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오징어! 한국은 오징어 다리를 주로 튀기는데, 여기서는 몸통이 튀겨져 나오네요.




오징어 몸통 튀김은 처음 먹어보는데, 쫄깃쫄깃 너무 좋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오징어 몸통 튀김이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는 맛.



앞서 간장 베이스 소스가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만, 저는 간장 베이스 소스를 무척무척 좋아합니다. 아주 좋아합니다! 튀김을 다 먹고 남은 밥에 소스를 살짝 뿌려먹으면 끝까지 싱겁지 않게 먹을 수 있죠.


사실, 텐동 텐야는 특별히 소개할 만한 맛집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도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튀김 덮밥 전문점에서 식사하는 짧은 시간 동안은 마치 현지인이 되어보는 듯한 착각을 느낄 수 있어, 인상 깊은 가게 였습니다. 


게다가 튀김 덮밥도 한국 사람인 저에게는 너무 맛있었습니다. 바삭한 튀김이 아닌, 글루텐이 쫀쫀하게 형성된 말랑말랑한 튀김의 감촉은 새로운 미각을 자극해 주었습니다. 


대단한 맛집은 아니라 추천하기 망설여지는 곳, 텐동 텐야. 하지만 저는 이 포스팅을 가끔 열어볼 것 같습니다. 맛 이상의 즐거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죠. 잘먹었습니다!  





신주쿠역과 신주쿠 밤거리를 걷다/ 도쿄 여행 풍경

 

도쿄여행의 소소한 단면/ 편의점 빵들, 도쿄 시내, 신주쿠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풀빵 '오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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