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역 하치코 동상 이야기 + 시부야 스크램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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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1. 21. 22:47
도쿄에서 사람 많은 거리하면 떠오르는 시부야를 찾았습니다. 하치코 동상, 시부야 스크렘블 등 다양한 명물들이 있지만, 시부야에서 가장 재밌었던 것은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이었죠. 아시아라는 원안에 발담그고 있는, 멀지 않은 일본이지만 거기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제각각 개성을 한줌씩 흘리며 제 곁을 지나쳤습니다.
이러저리 사람들에 치이면서도 즐거웠던 도쿄 시부야의 바쁜 한 조각 입니다.
시부야역의 명물 중 하나인 하치코 동상입니다.
충견 하치코를 모델로 만든 동상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네요. 숨겨진 사연이나 과장된 측면에 대한 주장 등 이래저래 이야기가 많은 동상입니다. 하지만, 그안에 숨겨진 인간과 개의 교감에 대한 사연은 오래도록 회자될만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충견 하치코의 이야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개를 좋아하던 농학부 우에노 교수는 몸이 약한 하치코를 극진히 돌봅니다. 교수의 노력으로 건강해진 하치코는, 교수를 시부야역까지 따라가거나 마중을 나오는 중 마음을 다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에노 교수가 급사하고, 이를 알리 없는 하치코는 교수를 기다리며 대학교나 시부야를 헤매입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하치코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되고, 급기야 살아있는데도 동상이 만들어지는 인기견이 됩니다.
지금 시부야에 있는 하치코의 동상은 옛날 그 동상은 아니라고 하네요. 2차세계대전 때 일본 정부의 금속공출로 헐렸다가 이후 다시 세워졌다고 하니, 이래저래 역사를 한몸에 안은 동상입니다.
일본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파트라슈의 개 주인공 파트라슈의 모습이 이 하치코라는 이야기도 있을만큼 일본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유명견.
한국 사람인 저에게도 인간과 개의 종을 뛰어넘는 교감이 가능하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좋은 소재였습니다.(실제 교감을 했는지는 하치코만 알테니까, 환상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시부야역 근처에는 키티버스가 있는데, 이것도 나름 인기가 있는 모양이네요. 많은 분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계십니다.
이제 사람많은 것으로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을 경험할 차례입니다. 시부야 스크램블은 시부야역 앞에 설치된, 보행자용 신호등이 동시에 녹색으로 바뀌는 "스크램블 교차로" 방식의 횡단보도에서 최대 3000명의 보행자가 거대한 흐름을 만드는 장관을 뜻합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세계 최대 교차로라고 하네요.
시부야 스크램블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로 위 사진 중앙에 Q프론트 광고 건물의 스타벅스 창가자리가 추천됩니다. 저도 시부야 스크램블의 인파속에 휩쓸렸다가, 사진을 찍기위해 스타벅스로 이동했습니다.
신호등이 바뀌자 일제히 움직이는 도쿄 사람들 혹은 관광객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된 기분입니다.
연말에 종로 보신각 타종 구경갔던 때의 기억이 잠깐 스쳤지만, 다행히 그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다닐만 했습니다.
이제 높은 곳에서 시부야 스크렘블을 감상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찾았습니다. 저와 같은 목적으로 카페를 찾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네요.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좋은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 비장하기까지 하네요.
마치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마라토너같은 보행자들. 괜히 긴장감이 흐릅니다.
이제 신호등이 바뀔때가 되었습니다. 감이 좋은 분들은 이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우르르 쏟아지는 인파들. 사진으로 이 순간의 스펙터클을 100% 전달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마치 정리된 듯 인파가 사라진 도로 위를 다시 차들이 점령합니다.
어찌보면 대단할 것 없는 볼거리지만, 저에게는 참 두근두근했던 긴장감 넘치는 순간, 시부야 스크렘블. 건물 위에서 창밖으로 보는 것 보다 인파에 휩쓸려 이리저리 떠밀리던 그 순간이 더 재밌었네요.
다시 한번 쏟아지는 사람들.
사진도 찍고 눈으로도 충분히 즐겼으니 카페를 내려갑니다. 일본에서 마시는 스벅 커피는 한국과는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네요.
인테리어도 묘하게 다르고... 일본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의 스타벅스는 인기가 없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좋은 곳에 지점을 다수 확보해, 지역 명물화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이제 시부야 거리를 구경할 차례죠. 돌아보면 명동과 크게 다를 것 없는 구성이지만, 은근슬쩍 시부야 만의 맛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일본 사람은 물론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저도 외국인)이 섞여있어 즐겁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오래전 유행했던 일본의 레이어드 스타일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도 재미요소 중 하나.
시부야역의 하치코 동상과 시부야 스크램블은 유명세에 비한다면 대단한 구경거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하치코 도상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시부야 스크렘블의 혼잡함을 재미로 느낄 수 있다면, 도쿄만의 독특한 명소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죠.
추천할 거냐고 묻는다면 망설이겠지만, 다시 찾을꺼냐고 묻는다면 예스! 를 외칠 시부야에서의 한 순간. 참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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