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라멘모토/ 츠케멘을 맛있게 먹는 방법 Ramen 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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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1. 12. 21:28
정말정말 오랫만에 저에게는 어쩌면 애증의 관계라는 거창한 표현을 써도 괜찮을 것 같은 라멘 가게, 라멘 모토를 찾았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찾은 라멘 모토. 맛은 변함 없었고 저는 느린 걸음으로 가게를 나섰습니다.
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라멘모토.
논현동 라멘모토 위치
제가 라멘 모토를 알고 다녔던 것은 지금처럼 라멘 모토가 유명해지기 전이었습니다. 오픈 초기, 버스안에서 우연히 라멘 가게를 발견하고 뭔가에 홀린듯 내려 들어간 가게가 라멘 모토였죠. 당시는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츠케멘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였고, 무엇보다 제대로된 해산물 베이스 육수 라멘을 먹을 수 있는 귀한 가게였습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났네요.
츠케멘 달인의 가게로 유명세를 탔던 라멘 모토. 가게안에 들어가면 키오스크에서 라멘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츠케멘이 주력이고, 츠케멘 큰 사이즈도 작은 사이즈와 가격이 동일하니 주문할 때 참고해주세요~
제가 다니던 시기와는 구조가 많이 변했습니다. 바에 앉으면 라멘 만들어지는 것을 바로 볼 수 있는 오픈 주방 형태. 라멘 만들어지는 모습을 구경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열심히 라멘을 만들고 계시는 쉐프. 오른쪽의 쉐프는 삶은 면의 물기를 털고 계십니다. 면을 끓인 후 잘 털어줘야 국물이 연해지지 않습니다. 일본에는 저 면털기를 일종의 퍼포먼스의 영역까지 승화시킨 가게들도 있죠.
바 안쪽에도 자리가 있습니다.
츠케멘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그림으로 설명해 두셨네요. 김이 리필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
입맛을 돋궈줄 양배추 절임. 맛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활약할 통후추.
잠깐의 기다림이 지나고 드디어 등장한 츠케멘!
츠케멘은 면이 우동면 보다 살짝 얇은 수준입니다. 라멘 모토의 면은 탱탱하고 쫄깃해서 면만 따로 먹어도 좋을 정도입니다.
면을 찍어먹는 육수입니다. 해산물 베이스에 잘익은 차슈가 살짝 들어있습니다.(정말 살짝이란 표현이 적절하게 들어있습니다...)
노른자가 굳기 직전까지 익혀준 반숙 계란. 제가 좋아하는 시점보다 30초 정도 더 익힌 정도인데, 이런 익힘도 나쁘지 않네요.
후추와 함께 나중에 활약할 라임. 면에 뿌린 후 면만 한 젓가락 먹어도 좋습니다.
자신에서도 느껴지는 탱탱함! 츠케멘의 장점 중 하나는 먹는 동안 면이 잘 불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천천히 면의 맛의 음미할 수 있습니다.
살짝 들어있는 차슈지만 정말정말 부드럽습니다. 혀위에 올려놓으면 앗 하는 사이 녹아 없어지는 수준. 차슈 추가는 언제나 기본입니다...만 오기전에 도너츠를 먹었기때문에 오늘은 패스.
자 이제 맛있게 먹어보겠습니다. 츠케멘은 메밀소바처럼 국물에 적셔먹습니다. 먼저 면을 살짝 들어줍니다.
육수에 면을 풍덩 해줍니다.
풍덩한 면 위에 김을 올립니다. 취향에 따라 달라지지만, 저는 항상 김을 올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김과 면을 함께 건져서 입안으로 쏘옥! 그리고 입안 가득해지는 해산물 스프의 진한 바다내음과 면의 탱탱함을 함께 즐기면 됩니다.
반숙계란은 국물에 잠깐 입수시켰다가 꺼내먹으면 별미!
중간쯤 먹었다면 이제 후추가 나설 차례. 후추를 살짝 뿌려줍니다.
그리고 라임을 조금 짜넣어주면, 상큼함이 강조된 새로운 국물로 변신! 처음 먹는 기분으로 남은 면을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라멘 모토는 정말 오랫만에 찾았습니다. 처음 라멘 모토가 열었을때는 지금같은 맛이 아니었습니다. 과격할만큼 진하고 간이 강한 육수를 보여줬었죠. 지금의 라멘 모토는 조금 한국화된 맛이라고 해야할까...
솔직히 저는 이전의 터프했던 시절이 더 좋았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라멘 모토에서 멀어졌었죠. 면없이 국물만 먹으면 혀가 얼얼해질만큼 진하게 뽑아낸 육수가 저의 정신도 혼미하게 해줬던 그때가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지금의 라멘 모토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오늘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예전의 모습은 사실 취향이 너무 갈리고 진입장벽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소개해 줄 수 있는 가게가 되었죠. 어느쪽이 더 좋은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는 지금의 라멘 모토도 불현듯 떠올랐던 오늘 아침처럼, 종종 먹고 싶은 좋은 가게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둘, 셋이 가도 걱정 없는 가게라 더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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