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이란 무엇인가? 어느 한적한 오후 블로그를 뒤적이다 자신에게 질문해본적이 있습니다. 맛있는 집? 이라고 간단히 대답하면, 맛있다란 무엇인가? 의 늪에 빠져들기 때문에 다른 정의를 생각해봤습니다.
감탄이 나오는집?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집?(이것도 맞는 것 같네요.) 또는 손님이 많은 집? 그러다 내린 결론, 제가 생각하는 맛집이란 나중에 또 기억나는 집 입니다. 음식이란 요상하게도 먹는 순간에는 맛을 모르겠다가도 며칠 지나서 떠오르는 친구가 있는 반면, 먹는 순간에는 너무너무 맛있었는데 먹고나서는 까맣게 잊혀지는 친구도 있죠.
오늘 소개드릴 남와집이 그런 맛집이 아닐까 합니다. 먹는 순간에는 뭐 나쁘지 않네... 싶다가 며칠지나서 어, 뭐가 먹고싶은데... 맞다! 하면서 떠오르는 그런 집입니다.
대단한 맛집은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떠오르는 가게. 특별한 음식은 아니지만, 무심코 생각나는 가게. 양재동 시장 골목에서도 조금 들어가야 나오는 냄비와 철판요리 전문점 남와집 입니다.
남와집 양재점은 양재 말죽거리 시장에서도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무실의 회사원들을 상대로 하는 점심 주력 가게인 듯 하네요. 프렌차이즈지만 지점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관리가 잘될 확률도 높겠죠. 양재점은 2014년에 런칭했네요. 벌써 5년째 운영하고 있는 나름 중견 밥집입니다.
양재 남와집 위치 지도
남와집의 시그니쳐는 역시 부대찌개죠. 부대찌개와 제육, 라면사리를 더해 2만원 내외의 세트메뉴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부대찌개만 먹었지만, 오늘은 다른 메뉴를 선택해보려 합니다.
나무로된 인테리어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기본찬으로 나오는 마카로니. 제 몸무게에서 이 마카로니 샐러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추가에 돈을 받으면 좋겠지만, 공짜로 리필까지 해주는 마카로니 샐러드. 정말 악마의 음식입니다.
평범한 어묵조림. 그런데 또 매콤한 냄비요리에 어묵조림만큼 어울리는 반찬도 없죠.
단무지도 등장! 저는 잘안먹는 편입니다.
오늘 주문한 메뉴는 남와세트 B, 생생김치 & 불고기 입니다. 불고기라고 하지만 우리가 흔히아는 불고기가 아니라 제육볶음에 가까운 요리가 나옵니다. 매콤한 것이 밥을 계속 부르는 매력을 가졌습니다.
김치 찌개에 넣을 오뚜기 라면사리입니다. 라면사리면이 따로 있을 필요 있나... 싶지만 음식점하시는 분의 말에 따르면 일반라면 면발과 사리면은 차이가 있다고 하십니다.
흑미가 조금 섞인 밥.
부엉이 장식이 귀여워서 한컷 남겼습니다.
드디어 나온 생생김치, 즉 김치찌개입니다. 일반 김치찌게와 크가 다르지 않은 구성을 보여줍니다.
함께 등판한 불고기입니다. 아무리봐도 제육볶음입니다만, 가게에서 불고기라 하니 불고기라고 해주겠습니다.
먼저 불고기... 인척하는 제육을 밥위에 올려보겠습니다. 기대이상으로 맛있었습니다. 적당히 매콤하면서 깔끔하게 떨어지는 끝맛이 인상적이네요. 밥과 올려 먹어도 맛있고, 양념과 함께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습니다.
튀지않는 무난한 맛이지만 먹는 순간에는 눈치채기 힘든 잔잔한 깊이가 숨어있죠. 시간이 지나서 맞아, 그때 그거 맛있었지... 하는 그런 맛입니다.
김치찌개는 새콤 평범한 맛입니다. 이것도 뭔가 대단히 맛있다! 라고 할만한 포인트는 없는데 요상하게 나중가서 또 생각나는 맛입니다.
가게에서는 찌개를 어느정도 먹고 라면사리를 넣는 것을 추천합니다. 먼저 넣으면 국물맛이 달라지고 라면이 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물이 끓으면 사리부터 넣고 보는 가게들과 차이가 있어 재밌었습니다.
라면사리를 나중에 넣으면 좀 더 꼬들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남와집 양재점은 먹는 순간 감탄이 나오기 보다는 먹고나서 얼마간 시간이 흐른후 불현듯 생각나는 그런 가게입니다. 양재역 근처에 점심 먹을만한 곳 없냐? 하는 질문에 음... 하다가 4,5번째 쯤에 떠오를만한, 그런데 생각나고 나서는 앞에 그 집들 말고 여기 한번 가봐하고 추천해줄 그런 가게입니다. 묘하게 괜찮았던 가게, 남와집 양재점.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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