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궁합/ '관상'의 무게를 기대치 마시오, 로맨스 웹소설 읽는다 생각하면 볼만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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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8. 1. 20:02
영화 궁합을 보았습니다. 궁합이 제목이고 사극의 형식을 취하지만 영화의 장르는 어디까지나 로맨틱 코메디입니다.
관상 제작진이 만들었다고 수양대군의 '내가 왕이 될 상인가'와 같은 긴장감과 무게 있는 장면을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그 보다는 가볍고 달달한 로맨스 웹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보시면 나름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궁합의 배경은 18세기 영조 때입니다. 조선 전역에 가뭄이 들어 백성들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유생들이 상소를 올리고 임금은 기우제를 지내지만 비가 오지 않습니다. 농업이 나라의 근간인 조선시대에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영화 초반에 보여줍니다.
나라에 음과 양의 조화가 맞지 않아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신료들의 말에 영조 왕은 결단을 내립니다. 자신의 딸 송화옹주를 결혼시키기로요.
송화옹주는 팔자가 남다른 여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잃었으며 그 사주가 사납다고 하여 궁 밖에서 자랍니다. 그러다가 왕궁의 필요에 의해 궁으로 불려온 상황입니다.
실제 조선 시대에 사주에 따라 왕족에 대한 처사가 결정되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에서는 전체적으로 사주, 궁합, 관상 등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부마 간택을 앞두고 송화옹주(심은경)는 몰래 출궁합니다. 옹주를 모시는 궁녀와 신분을 바꿔치기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작위로 부마 후보들을 만나는데 그때마다 서도윤(이승기)과 얽히게 됩니다.
극중 이승기가 연기한 서도윤의 직업은 사헌부 감찰(오늘날 검찰청의 검사와 유사)이나 천재적인 역술가이기도 합니다. 송화옹주와 부마 후보들의 궁합 풀이를 담당할 정도입니다. 서도윤이 '환상의 궁합'이라고 한다면 부마가 되는 것은 따논 당상이 되는 것이지요.
송화옹주가 출궁해 만나게 되는 주요 부마 후보는 강휘(강민혁), 윤시경(연우진), 남치호(최우식) 등입니다. 영화에서 이들 캐릭터를 묘사하는 단어는 절세 미남, 야심 만만, 효심 지존 입니다.
다음 이어지는 내용은 스포가 포함돼 있으니 아직 영화 궁합을 안보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 스포 주의 -----
이 과정에서 궁합의 일부 캐릭터들은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를 오갑니다. 윤시경은 야심만만이 지나치다 못해 송화옹주를 범하려다가 미수에 그치고 남치호는 친절하다가 돌변해 살인하려고 합니다.
송화옹주(심은경)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구해주는 것은 서도윤(이승기)! 아무리 옹주가 몰래 출궁 했다고는 하지만 서도윤이 감찰과 역술가에 이어 본의아니게 경호원 역할까지 하게 된다는 설정은 무리수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영화 초반 옹주와 감찰 사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첫키스와 자라기 시작한 연심이 밑밥으로 깔려있긴 합니다.
그러나 인연을 가장해 여러번 이어지는 우연과 캐릭터들 행동의 비약은 영화의 무게를 떨어트립니다. 결말에 비가 오면서 모든 갈등이 해소되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고요.
어느 정도 무게있고 스릴있는 사극 영화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관상과는 장르가 다릅니다. 시대만 옛 조선시대인 로맨틱 코메디 영화나 로맨스 장르 웹소설을 기대하신다면 나름 즐겁게 보실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궁합의 원작 소설은 백금남 작가가 쓴 궁합입니다. 관상, 명당과 더불어 역학 3부작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인터넷 서점 등에서 전 시리즈 구매 가능하십니다.
저는 다음 시리즈 소설인 명당도 영화로 나오면 볼 생각입니다. 단 극장에서 볼 지, 나중에 TV나 유튜브 결제로 볼 지는 관객들의 평에 따라 갈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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