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어제 먹은 것보다 더 맛있는 것을 먹고자 하는 욕망은 먹어도먹어도 채워지지 않죠. 오늘은 킬리만자로 꼭대기에 괜히 올라왔다가 얼어죽기 직전인 표범도 깜짝 놀라서 이 더운데 그 먼데를 왜가냐고 할만큼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이씨네 만두집을 찾았습니다.
만두 만큼은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손가락안에 꼽힌다는 명성인데, 과연 그 명성이 허명이 아닌지 한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오늘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저의 점심을 책임져줄 이씨네 만두집. 이전에는 국술집이었다고 합니다.
(옛 상호인 국술집으로 지도에서 잡히네요. 사실 사무실에서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더워서 그렇지...)
이씨네 만두집의 영업시간입니다. 중간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꼭 시간 확인하고 가세요. 일요일은 휴무네요.
가게안은 깔끔합니다. 이씨네 만두집은 벽에 메뉴가 걸려있고 따로 메뉴를 주지는 않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인데도 한 팀이 와서 식사를 하고 계십니다.
주문을 하면 나오는 김치.
김치 맛있습니다! 이씨네 만두집의 김치를 먹는 순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맛집이겠는데? 만두랑 먹기 딱 어울리는 삼삼하면서 아삭아삭한 김치가 나옵니다.
공깃밥도 나오는데 엄청 작습니다. 숫가락과 비교해보시면 아실 듯. 크게 두번 먹으면 없어지는 사이즈입니다. 하지만 다른 식사들의 양이 많아 밥이 적다는 생각은 안드실겁니다. 저는 결국 저 공깃밥은 못먹었습니다.
같이 간 팀원이 주문한 콩국수.
콩국이 엄청 크리미합니다. 콩을 매우 부드럽게 갈았는지 콩국 같지 않고 살짝 우유느낌도 나네요. 여기에 염수를 넣어 간을 하는데, 저는 간을 하지 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두번째로 나온 튀김비빔국수. 토끼 귀같이 생긴 튀김만두가 비빔국수와 함께 나옵니다.
소스는 초고추장맛이 나면서 새콤새콤하게 맛있습니다. 처음 콩국수를 먹었을 때 내일은 콩국수다! 라고 생각했는데 비빔국수를 먹으니 생각이 바뀌네요. 초고추장을 엄청 좋아하는 초등학생 입맛이라, 소스 한번 맛보고 그만 눈동자가 하트 뿅뿅! 다음에 운명처럼 이끌려 올 것 같네요.
거기에 이 튀김만두도 맛있습니다. 튀긴 만두지만 피가 얇아서 씹으면 한번만 바삭하고 사라집니다. 그래서 느끼하지 않죠. 개인적으로 북촌손만두보다 이곳 이씨네만두집의 튀김만두가 더 맛있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수제만두국입니다. 만두국이지만, 만두만큼이나 국물이 인상적입니다. 같이 간 3사람 모두 국물에 반해버렸습니다. 제대로 사골을 우린 맛이 나서 나중에 만두는 딴 사람 주고 소면과 밥 넣어 말아먹고 싶은 그런 느낌까지! 이쯤되면 항복입니다.
이씨네 만두집 음식 잘하네요. 올해 새로 발견한 음식점 중 탑클래스 맛집입니다. 이전 상호였던 국술집도 맛집으로 유명했는데 사장님은 안바뀌고 이름만 변한 듯 옛날 명성을 그대로 이어가네요.
만두 이야기를 안할 수 없는데, 만두도 맛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정직한 만두라 어떻게 맛있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만두의 교과서가 있다면 이런 맛이지 않을까 싶을만큼 만두에서 기대하는 맛을 그대로 냅니다.
만두가 맛있어서 만두 반판을 추가했습니다.
만두국에 들어가는 그 만두가 그대로 나옵니다.
역시 맛있습니다. 투 썸즈 업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하는 이씨네만두집의 메뉴들입니다. 저희가 주문한 수제만두국, 튀김비빔국수, 콩국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식사류가 6천원에서 7천원대입니다.
마지막에 이쑤시게 대신 치실을 준비한 센스의 추가점까지 더해 점심 식당으로 10점 만점에 9점을 줄 수 있는 식당이네요.
보통은 뭔가 여운 남는 클로징 멘트를 쓰려고 고민할텐데, 이씨네 만두집은 그런 것이 필요 없습니다. 이곳은 만두뿐만 아니라 콩국수와 비빔국수를 잘하는 맛집이고(비빔국수는 소스가 초고추장 베이스인데 이건 호불호를 타서 제 입맛 기준입니다.)
국물까지 사골을 진하게 잘 우려낸, 추천할 가치가 있는 가게입니다. 잘먹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겠습니다.
* 구로디지털단지 저녁 '놀부 맑은설렁탕 담다'/ 맑은만두설렁탕 안에 동글쫄깃 '구슬만두'가 듬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