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볼계의 롤스로이드. 모든 트랙볼 사용자들이 결국 도달한다는 그 정점. 손목보호를 위해, 손목통증 예방을 위해, 마우스를 버린 자들을 기다리는 마지막 안식처. 저도 결국 사고 말았습니다. 켄싱톤 슬림블레이드 Kensington SlimBlade.
로지텍의 트랙볼 M570을 수년동안 사용했지만, 엄지손가락만 사용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요즘 비명을 지르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소문해본 결과 역시 트랙볼 사용자들은 켄싱톤 슬림블레이드 Kensington SlimBlade를 끝판왕으로 추천하더군요.
가격은 조금 비싼편이고 거의 해외직구를 해야하지만, 그래도 손목통증을 완화하는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에 큰맘먹고 질렀습니다.(대신 로지텍 트랙볼 M570은 집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내용물은 간단합니다. 트랙볼, 설명서, 보증서 끝입니다. 슬림블레이드는 무선이 없기 때문에 유선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는데 마우스처럼 이동하며 쓰는 것이 아니니까 곧 적응 되었습니다.
슬림블레이드의 특징 중 하나는 트랙볼을 지면을 기준으로 수평되게 굴리면 마우스의 휠버튼을 굴린것과 동일하게 스크롤 위아래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 또르륵 소리가 나는데 애석하게도 이 소리를 끌 수가 없습니다.(트랙볼 자체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듣다보면 익숙해지지만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는 엄청 눈치보입니다. 소음이 크지는 않은데 뭐랄까 좀 거슬릴 수도 있는 소리랄까... 그래서 끄는 방법을 먼저 사용하는 선구자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찾으면 자기도 알려달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볼을 들어내면 이렇게 속이 보입니다. 뭔가 딸깍하고 걸리는 것도 없이 볼이 쑥 하고 들리는 구조입니다. 청소하기 좋을 것 같네요. 잘보시면 트랙볼을 두는 곳을 중심으로 4분면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4분면이 모두 버튼입니다.
저는 하단의 2개는 마우스 왼쪽, 오른쪽 으로 지정해서 쓰고 하단의 버튼 2개를 동시에 누르면 더블클릭으로 지정했습니다. 상단 왼쪽은 마우스 휠버튼(휠버튼으로 링크를 클릭하면 새창으로 열립니다.), 오른쪽은 뒤로가기로 지정했구요. 상단 동시 누르기는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엔터키로 하고 싶었는데 지정이 안되더라구요.)
트랙볼의 크기는 손가락으로 감싸듯 쥘 수 있는 크기입니다. 로지텍 M570이 엄지만 이용하는 트랙볼이라면 슬림블레이드는 손가락 전체를 이용해 굴리는 트랙볼이죠.
처음에는 비싼돈 주고 샀는데 적응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슬림블레이드로 트랙볼을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트랙볼을 오래 사용했지만 적응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네요. 지금도 이전 엄지손가락 트랙볼 사용하던 버릇이 남아 마우스 커서를 잊어버리거나 파워포인트작업 중 실수하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트랙볼계의 롤스로이드라 할만큼 적응되면 이보다 편한 마우스 사용은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손목도 손가락도 어깨도 편해집니다. 엄지손가락을 집중 혹사시켰던 M570에 비해 손가락 전체가 부하를 나눠받아 훨씬 편합니다. 트랙볼을 굴려 쓰는 휠기능도 적응되면 재밌구요. 설정하는 프로그램이 좀 아쉽지만(엔터키 설정이 안되는 것은 정말...) 기본기능만큼은 충실해서 못쓸정도는 아닙니다.
오랜 회사 생활에 손목이 아프신 분이라면 아마 저와 같은 테크를 타실 것 같습니다. 손목을 아끼는 방법, 바로 트랙볼이죠. 우선 싼 트랙볼을 구해서 사용해보시고, 적응된다 싶으시면 과감히 켄싱톤 슬림블레이드를 고려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격은 좀 나가고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않지만, 손목아픈 것 보다는 100배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슬림블레이드가 앞으로도 험난한 회사생활 좋은 동료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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