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당 유명한 음식 하나 있기도 어려운데, 광주하면 떠오르는 떠오르는 지역명물이 오리탕말고도 있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광주의 떡갈비 골목, 거기서도 대표격인 송정떡갈비 입니다.
광주 광산 구청 근처에 가시면 오리탕골목처럼 떡갈비 골목이 있습니다. 이렇게 단일 메뉴로 골목이 있기 쉬운 것이 아닌데 오리탕 거리말고도 떡갈비 가게들도 모여있다니 대단합니다. 광주에는 보리밥 골목도 있다고 하니 먹을 것으로는 빠지지 않는 동네가 맞나봅니다.
송정떡갈비 가는 길 지도
다양한 떡갈비 가게가 보입니다.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하나의 단일 메뉴를 수많은 가게들이 어떻게 변주했는지 경험하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수많은 음악가들의 열정으로 오랜 세월 변주되어온 캐논처럼 떡갈비도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분화되었을지 궁금합니다.
떡갈비 골목에 송정떡갈비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영업중인 가게를 찾았습니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도 출연했다고 하네요.
1976년 개업했으니 벌써 40년이 훌쩍넘었네요. 저때 태어난 아이가 중년이 되었을 세월인데, 그 오랜 시간을 버텨내다니, 송정떡갈비 대단합니다.
주문한 떡갈비 2인분입니다. 왼쪽에 나오는 돼지 사골탕은 별도로 주문한 것이 아니라 떡갈비에 함께 나오는 음식입니다. 떡갈비만으로도 푸짐한데 돼지 사골탕도 나와 더욱 알찬 메뉴가 되었습니다.
떡갈비 말고도 함께 나오는 찬거리가 풍성합니다. 저는 저 멸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떡갈비 야채에 싸서 한입 먹으면 다른 반찬은 생각나지 않습니다만...
떡갈비는 보기에는 무척 기름지지만 의외로 삼삼한 맛이 납니다. 어찌보면 함박스테이크와도 비슷한 음식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함박스테이크가 씹는 맛보다는 육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면, 떡갈비는 고기 고유의 씹는 맛을 극대화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고기에서 기대하는 식감을 조리법으로 끌어올렸죠.
고기가 이빨에 함락되는 탱탱함을 즐기는 분이라면 떡갈비의 컨셉이 마음에 드실겁니다. 육즙의 폭발적인 풍미를 원하신다면 반대로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네요.
송정떡갈비와 함께 주문한 육회비빔밥입니다.
떡갈비의 위세에 눌려 평범함 이상의 인상은 남기지 못했네요.
그래도 아낌없이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오래된 맛집인만큼 송정떡갈비를 방문한 유명인의 싸인이 가게 곳곳에 가득합니다.
기대와 달리 슴슴한 맛을 보여준 송정떡갈비였습니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떡갈비 양이 더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도 가격대비 괜찮은 편이지 않나 싶네요. 육즙이 주르륵 흐르는 함박스테이크도 좋지만 차분하고 담백하게 자신을 어필하는 떡갈비의 매력은 오래 기억날 것 같습니다.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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