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베트남 음식점 +84 플러스84/ 쇠고기 볶음밥 '콤랑보'와 돼지고기 덮밥 '컴 스언' 포장 리뷰/ 메뉴 포함 Com Rang Bo and Com Suon Nuong


저에게 이태원은 외국의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보물창고같은 곳입니다. 외국의 음식을 먹으면서 외국 여행을 하는 상상도 하고, 루틴하게 돌아가는 회사근처 식당을 벗어나 새로운 활력소를 찾기도 하죠. 

오늘은 이태원에서 베트남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회사근처에도 많은 베트남 식당이지만, 이태원에 있는 곳이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요? 




가게 이름을 한참 고민했는데, 플러스84가 가게이름이었습니다. +84라고 적혀있어서 주소인가? 아니면 메뉴이름인가?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집에와서 찾아보니 그 암호같은 단어가 가게의 이름이었네요. 





베트남 퀴진, 플러스84의 메뉴입니다. 

오늘은 쇠고기 볶음밥, 콤랑보와 돼지고기 덮밥인 컴스언을 주문했습니다.



튀김 스프링롤이 너무 눈에 밟힙니다. 이번에 식사 2개를 주문하면서 디저트로 시킬까 하다가, 튀긴 음식을 디저트라니 말도 안돼! 같은 말도 안돼는 생각을 하며 패스했는데... 계속 생각이 나네요. 다음에 가면 주저말고 주문해야겠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반미! 길쭉한 바게뜨빵에 베트남의 향취가 가득한 센드위치죠. 벌써 다음번 방문시 먹을 메뉴는 정해진 것 같네요. 스프링롤 튀김과 스폐셜 반미! 기다려라, 내가 간다! 


그리고 음료중에 베트남 커피가 있네요. 베트남 커피라면 연유커피일까요?



더하기84는 2층에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특별히 베트남하지는 않습니다. 평범한 테이블과 의자가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벽화가 예쁘네요. 



종업원분들은 아마도 베트남에서 오신 것 같습니다. 한국말을 잘하셔서 한국사람인줄 알았는데, 주문받고 주방에 전달할 때는 외국어로 하셨습니다. 그래서 신뢰도가 급상승! 





2층 창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을 구경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태원은 특히 스쳐지나는 사람들 관찰하기 참 좋은 곳이죠.



천장의 전등 장식이 예뻐서 찰칵!



마치 열기구가 천장에 붙어있는 것 같네요. 언제 터키에 가면 열기구를 타보고 싶은데, 베트남 음식점에서 뜬금없이 터키 생각이 났습니다. 



포장 주문한 음식들을 들고 버스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집에 도착했습니다. 포장된 음식들의 모습은 조금 실망이네요. 그래도 이태원 맛집으로 알려진 곳인데 일반 일회용도시락에 포장해 주다니. 하지만 이 불만은 음식을 먹는 순간 사르륵 녹아 사라집니다. 음식점이 음식 맛있으면 된거지 포장은 중요하지 않죠!  



먼저 콤랑보쇠고기 볶음밥입니다. 주먹밥처럼 은박지에 쌓여있는데 양은 성인남성 1인이 먹기에 적당합니다.

다양한 야채와 소고기가 잘 볶아졌습니다. 한국음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낯선 향이 볶음밥에 베어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색함이 싫지 않고 맛있습니다. 분명 외국 음식이 주는 흥미로움도 있겠지만, 그것을 떠나서 입맛을 끌어올리는 향이납니다. 


볶음밥 자체는 그냥 잘 볶아진, 그리고 야채가 아낌없이 들어간 소고기 볶음밥인데, 이국적인 향취가 여기에 마술을 부립니다. 마치 길가다가 짝사랑 대상의 이란성 쌍둥이 동생을 만난 것 같은 느낌. 익숙한듯 하면서 어색하고, 이질적인 것 같으면서 잘어울리는, 그래서 결국 맛있게 먹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레몬글라스 구운 돼지고기 덮밥컴스언입니다. 도시락 하나에 밥, 허브잎, 당근무생채가 담겨 있습니다.



함께 주는 흰밥은 말그대로 흰밥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찰기없는 동남아 쌀과, 한국쌀의 중간정도의 쌀을 사용했습니다.



뜬금없어 보이는 허브잎이 있는데, 이 허브잎이 정말 신비롭습니다. 입에 한잎 따서 넣고 씹으면 민트향이 납니다. 말그대로 민트가 아닐까하는데, 이 민트향이 고기와 만나면 고기가 향긋해지는 요술을 부립니다. 



무와 당근생채. 당근을 이렇게 생채로 먹는 것은 흔한 경험은 아닙니다. 



그리고 컴 스언의 하이라이트, 돼지고기입니다.



요 똘똘 말린 녀석은 돼지껍데기같은데 좀 딱딱합니다. 이빨이 약하신 분들은 주의하세요. 그렇게 특출난 맛은 아니니 먹지 않아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양념된 돼지고기가 보입니다. 요 돼지고기도 알듯말듯한 양념으로 잘 구워졌습니다. 양념의 효능인지 부드럽고 간이 적당하네요. 보기에는 짜보이지만, 실제로는 향이 더 강하게 구워졌습니다. 




구운 돼지고기는 먹기 좋게 잘라줍니다.



또다른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소스입니다. 그냥 상큼한 식초 베이스의 소스같은데 고기를 찍어먹으면 알게모르게 고수향이 강하게 납니다. 특히 끝맛에 숨어있다가 방심한 틈을 타 혓바닥에 잽을 날리는데, 고수를 적당히 즐기신다면 분명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저는 입에 맞아서 나중에는 밥위에 살짝 뿌려먹기도 했네요. 



제가 베트남은 여행 가보지 않아서 +84 플러스84의 음식이 베트남 현지 음식을 어느정도 재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음식과는 분명한 차별점을 보이면서도 맛있었습니다. 왠지 베트남에 여행가서도 걱정없이 잘먹고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다음에는 꼭 스프링롤 튀김과 반미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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