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차/ 결말 스포 주의/ 여주 김민희에게 찬사를

이 영화에 대해서 우선 한 마디. 김민희는 참으로 평가 절하된 여배우라는 생각을 평소 가끔 했다. 그저 얼굴 예쁜 CF스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그 앙증맞을 만큼 오밀조밀한 얼굴에 다양한 포텐을 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언제 터질까가 문제지, 마른 샘물은 아니라는 이야기.

화차를 보고 나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다. 드디어 터졌다! 

----- 화차 스포 주의 -----

사실 화차에서 김민희의 역활은 크지 않다. JSA에서 이영애가 담당했었던 역활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대사도 별로 없고 출연 시간도 다른 주연에 비해 길지 않다.

하지만, 비극적인 상황에 빠진 여주인공이 뿜어야 할 이야기들을 표정연기로 모두 외쳐버린다. 많지 않은 대사. 넘치는 감정. 매우 난이도가 높은 여주인공 역활을 훌륭히 해낸다. 이제는 포스터만 봐도 안쓰럽고 슬퍼질 지경.

김민희의 재발견. 아니 드디어 진가를 드러낸 김민희.. 같은 수식어를 붙여 아깝지 않은 영화다.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역활인 여주인공마저 위에처럼 찬사를 받은 상황에서 영화의 가치는 딱히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추격자 이후 한국 최고의 스릴러 인 것은 확실하고 앞으로도 이 이상의 한국 스릴러는 또 나오기 어렵지 않나 생각될 정도다.(동급의 작품은 나올 수 있어도)

물론 원작의 긴 이야기를 함축하려다 보니 가끔 비약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무엇보다, 원작에서는 신용사회의 무서운 점을 신용카드로 망가진 두명의 여자를 통해(한 명은 물려받은 빚 때문에, 다른 한 명은 무분별한 소비 때문에) 표현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예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신용카드의 무서움 같은 주제는 최대한 담백하게 줄이고 스릴러 그 자체에 집중한다. 욕심을 부리지 않은 감독에게 찬사를.

----- 여기 부터 완전 스포 -----

우선 근 2년전 원작 소설을 읽은 입장에서, 과연 영화의 마무리를 어떻게 지을 지 궁금해졌다. 원작에서는 주인공 남자 둘이 김민희를 만나기로 하고 김민희를 기다리는 것에서 끝난다. 오픈 결말에 가깝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과연 어떻게 결말을 낼까 궁금해하며 보았다. 오픈 결말을 샌드위치에서 나온 반쪽짜리 바퀴벌레 이상으로 싫어하는 나조차, 원작의 오픈 결말은 어쩔 수 없었다고 수긍하게 될 만큼 화차의 결말은 고난이도였다.

그리고 역시나. 김전일식 결말로 끝나고 말았다. 감독의 재능을 더 기대했건만. 한계였나? 그 이상은 보여주지 못했다. 누구나 상상 가능한 방식으로 끝을 내 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 결말이 영화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무난한 결말이었지 최악은 아니었다. 원작 화차를 읽으면, 의외로 뒷맛이 깔끔하다. 오픈 결말의 여파로 찜찜함이 크게 남지 않는다. 영화는 다르다. 보고나서 집에 오는 길 내내 멍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멍하다. 결말이 영화의 여운을 극대화 시켰다. 관객의 여운을 위해 오픈결말을 썼다는 감독들은 모두 화차를 보고 반성하도록. 그건 그냥 재능부족에 대한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크리스토퍼 놀란도 해당되는 말이다. 팽이 어쩔꺼야)

추천하냐고 묻는 다면 자신있게 추천한다. 그리고.. 혼자시는 분 중에 같이 나비보러 가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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