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본 음식을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냉정히 따진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외국음식에 대한 동경이 50% 이상이죠. 만약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중 한곳을 택해야 한다면 저는 한국을 택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음식이 더 맛있으니까요.
일본의 음식들은 한국사람이 저에게는 설명하기 미묘한 무언가가 부족합니다. 마치 소금을 75%만 뿌린 그런 음식같달까요... 일본음식이 한국음식보다 더 짠 경우가 많으니 딱 맞는 비유는 아닙니다만, 어쨋든 그렇습니다.
철판볶음밥만 놓고봐도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먹은 볶음밥은 데리야끼 소스를 베이스로 한 것들이 많아서, 맛이 정형화되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간장의 감칠맛은 좋지만, 너무 그 감칠맛 하나에만 집중해서 어디를 가도 똑같은 맛으로 여겨졌습니다.
물론 외국사람들이 한국의 짜고 매운 음식을 먹는 다면 저와 동일한 관점으로 한국음식을 평가할 수도 있겠습니만, 그래도 저는 철판볶음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가네닭갈비도 저의 입맛을 사로잡은 철판볶음밥집입니다. 처음 유가네를 만난것은 벌써 10년도 더 전에 안양에서였습니다. 닭갈비보다 닭갈비를 먹고 나서 볶아먹는 볶음밥을 더 좋아했던 저에게, 볶음밥만 따로 먹을 수 있는 유가네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닭갈비 메뉴를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여전히 유가네의 철판볶음밥을 사랑합니다. 뜨겁게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루고 밥과 양념을 넣고 썩썩 볶아내면 한국 말고는 찾아보기 힘든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죠. 이 볶음밥이 먹고 싶어 삼겹살, 닭갈비를 먹기도 했던 저이기에, 유가네는 너무도 고마운 곳입니다.
오늘은 그런 유가네에서 철판볶음밥을 2인분 포장했습니다. 강남점에서 포장 했는데요, 강남역근처에는 유가네가 2곳 있네요. 저는 아래 지도의 유가네에서 포장했습니다. 아래 지도에 있는 유가네가 좀 더 늦은 시간까지 하는 것 같습니다.
강남 유가네 닭갈비 가는 길 지도
배우 임시완이 엄지척을 하고 있군요. 예쁘게 볶아진 닭갈비 철판볶음밥을 보니 마음이 설레입니다.
함께주는 물김치! 철판볶음밥을 먹을때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죠. 외국에도 똑같은 철판볶음밥을 판다고 해도 이 물김치가 없다면 한국의 맛을 반도 내지 못할것 같습니다.
요건 닭야채 철판 볶음밥입니다.
위가 닭갈비 철판 볶음밥, 아래가 닭야채 철판 볶음밥입니다. 이렇게 봐서는 어느것이 닭갈비인지 닭야채인지 알 수 없네요. 사실 맛도 둘이 비슷합니다. 다행인점은 둘 다 맛있다는 것이죠.
특이하게 안에 들어가는 샐러드의 소스가 다릅니다. 녹색 소스는 키위맛 소스인데, 저는 이쪽을 더 좋아합니다. 상큼해서 기름진 볶음밥과 잘 어울리네요.
고추가룻가 잔뜩 뿌려져 시각적으로는 매우 매워보이지만 실제 먹으면 불맛이 화악 입안에 안겨오면서 멈출 수 없는 숟가락질을 재촉합니다. 하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천천히 씹으면, 씹을수록 우러나오는 철판볶음밥의 진미가 시작되죠. 천천히, 느긋이, 그렇게 먹어야 더 맛있습니다.
오래봐야 보이는 것들이란 시가 생각나네요. 유가네 철판볶음밥도 오래씹어야 알 수 있습니다. 밥알 하나하나 충실히 코팅된 불맛의 향연을.
언제먹어도 맛있는 철판볶음밥을 포장까지 해서 먹을 수 있어 너무도 행복합니다. 다음에 또 저녁을 책임져 주세요, 유가네닭갈비 철판볶음밥. 잘먹었습니다.
* 강남 청키면가 리뷰/ 홍콩 요리의 맛을 80프로 재현하다니 훌륭해/ 새우 완탕면, 완탕과 수교, 청키볶음밥 메뉴 정보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