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는 이탈리아 음식이라고 하지만, 저는 정말 오랫동안 미국음식이라고 굳게 믿어왔습니다. 어린시절 성룡과 이소룡이 한국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안 것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죠. 피자가 미국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때는.
그렇다고 제가 미국에서 피자를 많이 먹어본 것은 아닙니다. 닌자거북이가 먹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저렇게 맛있는 음식이! 라는 상상을 키워왔죠.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피자는 한때 제 인생 최고의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미노, 피자헛 등 프렌차이즈 피자가 점점 질려가더니 요즘은 파파존스를 제외하면 잘먹지 않게되더라구요. 그렇다고 피자를 끊었는가? 그렇지는않습니다. 진짜 미국식 피자를 먹기 위해서 프렌차이즈 피자를 멀리했을 뿐이죠.
저의 전생은 뉴욕커가 아니었을까 의심될정도로 먹으면 먹을수록 친근감이 더해지는 정통 미국, 그것도 뉴욕식 피자, 브릭오븐! 오늘은 딱 1번 가본(그것도 뉴욕은 근처도 가보지 않은) 미국의 맛을 포테이토 피자로 즐겼습니다.
강남 브릭오븐 피자의 가게 사진입니다. 외관사진과 더 자세한 가게 내부 사진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 강남 '브릭오븐' 피자 / 서울에서 만나는 미국식 '뉴욕커 피자'
저는 알아보지 못하지만 왠지 신뢰가 가는 증명서들이 붙어있습니다.
늦은 시간에 피맥을 달리는 사람들.
하지만 저는 이번에도 포장주문이기 때문에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브릭오븐 가게의 창밖은 여전히 겨울입니다.
15분정도 기다려 나온 피자를 들고 집으로 슝~ 날았습니다. 다행히 피자가 식기전에 도착했네요.
피자계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포테이토 피자입니다.
도미노피자나 피자스쿨의 포테이토피자는 웨지감자처럼 듬성듬성 잘린 감자가 올라가는데, 브릭오픈의 포테이토 피자에는 감자칩처럼 얇게 썬 감자가 올라갑니다. 감자의 맛을 풍성하게 원하시는 분이라면, 뚜껑을 열고 조금 실망하실지도...
독특하게도 파가 매우 잘게 썰어져있네요. 그래서 피자를 한입 베어물면, 강렬한 치즈맛 바로 다음으로 향긋한 파맛이 올라옵니다. 잘게 잘려져 씹는 맛은 나지 않으면서도 코끝을 살살 간지럽히는 은은한 파의 향기. 별것 아닌 장치지만 피자를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숨은 공로자입니다.
브릭오븐 피자의 맛은 참 오묘하죠. 겉보기에는 정말 대단할 것 없어보이는 피자인데요. 물론 토핑들이 꽉꽉들어찬 모습에 보기만 해도 배불러오지만, 요즘 유행하는 과한 토핑 피자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빈약해보이죠. 그런데 입안으로 돌격하고난 후에는 절묘하게 조화된 짠맛, 치즈의 풍미, 적당한 후추 향, 파맛, 바삭한 도우가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보여줍니다.
다른 피자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맛을 브릭오븐 피자가 보여주는 것을 봐서는, 브릭오븐 피자의 재료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비밀을 파헤치는 그날까지 저는 브릭오븐 피자를 먹고 또 먹을 생각입니다.
가본적 없는 뉴욕의 향수를 상상케하는 신비로운 맛! 다른 프렌차이즈 피자는 낼 수 없는 깊은 맛의 피자, 브릭오븐의 포테이토 피자였습니다.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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