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는 섬이 있습니다. 그 이름 바로 열정도. 여의도도 아니고 용산에 섬이 있다고 하면 정말 이상하죠?
4년여 전부터 돈 없는 청년들이 쇠퇴해가는 용산의 인쇄골목에 가게를 내면서 열정도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인근의 숙명여대에서부터 점점 유명세를 타다가 지금은 용산의 명물로 자리잡았다고 하네요. 청년들의 열정으로 일으켜서 열정! 그리고 열정도 골목이 지도로 보면 삼각형의 섬처럼 생겨서 도! 그렇게 열정도가 되었다는군요.
오늘은 열정도에 라멘을 먹으러 갔지만... 문을 닫은 관계로 예정에 없던 생각나서 떡볶이를 먹고 왔습니다. 그리고 열정도 초입의 콤콤오락실에서 라멘을 먹지못한 스트레스도 풀었습니다.
열정도 골목 안쪽의 생각나서 떡볶이입니다. 청년들이 하는 떡볶이 가게는 과연 어떤 맛일까요.
가게는 무척 아담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4개 테이블에 왼쪽의 공간에 테이블이 몇개 더 있습니다.
생각나서 떡볶이는 즉석떡볶이입니다. 1인분이 안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1인분도 OK!
제가 선택한 것은 빨간 떡볶이입니다. 위 메뉴에 토핑 종류가 많은데, 토핑말고 사이드를 선택했습니다.
가스버너에 올려져 점점 열기를 더해가는 떡볶이. 이때 저는 뭔가를 보고맙니다.
왼쪽 벽에 붙어있는 사이드 메뉴, 만두범벅과 떡튀김! 둘 다 맛있어 보여 어느걸 선택하지 고민하다,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먹자! 라는 말도안되는 생각을 하며 둘 다 시켜버립니다.
그래서 등장한 만두범벅. 평범한 야끼만두를 양념치킨 소스같이 매콤달콤한 소스에 버무렸습니다. 그런데 그 맛이 매우 굳! 야끼만두도 통통하고 버무려진 양념도 맛깔납니다. 닭강정의 야끼만두판같은 느낌이랄까요. 매워보이지만 맵지않아서 혼자서 4개를 다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매웠어도 다 먹었겠지만 어쨋든 그렇습니다.
그러는 사이 나온 떡튀김. 그냥 떡볶이 떡을 튀겨서 땅콩과 연유를 뿌렸습니다. 참으로 평범한 조합이죠. 그런데 그 맛이 굿! 바로 튀겨나와 바삭함이 살아있는 떡에 달콤한 연유라니 맛있지 않을 수 없죠. 자고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건 바로 튀겨나온 튀김이지 않겠습니까? 쫄깃한 떡을 금방 튀겨서 나왔는데 안맛있을 수 없죠.
떡볶이가 점점 끓고 있습니다.
드디어 다 익은 떡볶이. 접시에 담아서 앙~ 크게 한 입 먹습니다. 생각나서 떡볶이는 맵기보다는 살짝 매콤하면서 달콤하고 새콤합니다. 아마도 메실같은 양념을 소스에 추가한 것 같네요. 그냥 떡볶이만 먹기에는 새콤함이 강해서 살짝 아쉽습니다. 아마 돈까스 토핑을 추가했다면 더 맛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떡볶이가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저는 만족했습니다. 만두범벅과 떡튀김이 너무 맛있었거든요. 다음에는 함께 갈 친구를 모집해서 떡볶이에 돈까스 토핑을 올리고 만두범벅, 떡튀김과 먹다가 남은 떡볶이 소스에 볶음밥을 먹어봐야 겠습니다. 최소 이정도는 먹고나서야 떡볶이맛을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죠?
떡볶이를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는데 눈에 들어온 콤콤오락실. 정말 옛날 오락실 분위기를 잘 살려냈습니다.
도랑타기의 전설! 이니셜D. 영화판이 두문자D라는 이름으로 개방해서 충격을 주었던 그 게임입니다.
추억에 한껏 잠겨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역시 게임은 친구와 대전을 해야 재밌습니다.
아파트 살던 시절 상가앞에 있어 수많은 동전을 바쳤던 두더지 잡기! 오늘의 스트레스는 네가 책임져다오!
열정도에 가게를 낸 청년들은 청년들이 모여 만든 청년장사꾼이란 회사(?) 소속이라고 하네요. 척박한 용산 구석에서 이런 문화지역을 조성해낸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생각나서 떡볶이와 콤콤오락실을 보며 자신의 두 발로 대지를 박차는 청년들이 점점 많아지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청년들을 도와주는 사회 시스템도 함께 조정되길 기원합니다. 잘먹었습니다.
데어리퀸 그릴앤칠 이태원점/ 뒤집어 보는 무중력 아이스크림 후기 DQ Grill & C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