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나무고아원 산책/ 길게 뻗은 길이 시원했던 가을날 하남의 한강변 Han River
- 여행 이야기 Travel/국내여행 Korea
- 2018. 1. 27. 12:08
가을은 정말로 산책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면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이죠.
무작정 마구 걸어가고 싶은 충동에 좋은 산책로를 찾던 날, 하남 한강변을 따라 좋은 산책 코스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하남 나무고아원에서 팔당대교 방향으로 쭉 걸어가는 길이 너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는 꿀팁! 바로 준비를 하고 한강 나들이 출발~
먼저 도착한 곳은 하남나무고아원입니다. 도심지에서 병 들고 버림받은 나무들이 모여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면 가로수나 공원수로 재사용되는 곳입니다. 나무가 잔뜩 모여있는 피톤치드 가득한 곳입니다.
나무고아원이란 이름답게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가득합니다. 넓지는 않지만 길따라 걷으면 마음이 힐링됩니다. 나쁜 기운들이 정화되고 좋은 기운들만 마구마구 들어오는 느낌! 나무 그늘 사이를 걸으며 산소를 듬뿍 마시고 심호흡을 깊게하면 상쾌한 기분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나무고아원에 있는 황포돛배 한 척. 갑자기 왜 배가 나오는지는 모르지만, 2004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11호 조선장인 김귀성님이 만든 배라고 하네요. 한때는 TV에도 등장하던 인기스타였다고 하남시청 공식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나무고아원에 버려진 듯 보이는 나무배라니 뭔가 아련한 사연이 있어 보입니다. 저 배도 언젠가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강으로 나갈 날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나무고아원을 나와 한강변으로 나왔습니다. 한강변을 따라 길게 산책로가 나있습니다.
시원하게 뻗은 한강 너머로 아파트들이 보입니다. 강물이 비친 아파트의 모습이 수채화 같습니다. 둥실 떠가는 구름처럼 강물의 잔물결도 흘러갑니다. 보고 있자니 마음속 근심들도 종이배 접어 흘려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억새로 보이는 풀들도 길게 자라나 바람에 맞춰 흔들흔들 춤을 춥니다. 조용히 보고 있으면 손 흔드는 것 같기도 하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반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만히 다가가 같이 손 흔들어 주었습니다.
언제까지고 길게 뻗어있는 길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 끝에 누가 기다리고있을지 궁금해 걸음이 절로 걸어집니다.
끝없이 끝없이 걷다보면 어떻게 될까요. 누구를 만날까요. 아니면 그 누구가 되어있을까요. 어느쪽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응원하는 억새들과 눈맞추며 걸었습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아름답고 시원한 산책로가 있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매년 가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면 또 달려나올 것 같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쭉 뻗은 길 위에서 또 깊은 하늘을 들이마시고 싶습니다.
* 사진으로 보는 여주 도보 여행 | 여주역에서 황포돛배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변까지/ 소니 미러리스 a5000
* 경기도 2층버스 5002번 체험과 종점 명지대 자연캠퍼스 여행/ 산, 유수지, 도자기 가마, 고인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