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라멘 키와마루아지 / 진한 육수와 잊을 수 없는 계란의 맛
- 맛집 이야기 Hot spots/맛집 Restaurants
- 2020. 11. 9. 20:00
오랫만에 아주대 여행을 떠났습니다. 처음 찾은 곳은 제가 집에서 먼 아주대를 찾게 만들었던 이유, 수원 최고의 라멘집 키와마루아지 입니다.
입구에 붙은 태극기가 인상적인 키와마루아지. 아마 일본 불매 운동을 의식한것 같습니다. 라멘은 그저 일본 음식일 뿐, 라멘의 재료도 만드는 사람도 모두 한국산, 한국사람이니 불매운동과 상관없이 사랑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주대앞은 특이하게 라멘집이 많습니다. 라멘을 사랑하는 저에게는 너무 사랑스러운 장소죠. 그런 라멘의 격전지 아주대에서도 키와마루아지는 최고의 맛을 제공합니다. 라멘 최고의 배틀그라운드인 서울에서도 키와마루아지 수준의 라멘을 만날 수 있는 집은 많지 않습니다.
점심 시간을 살짝 비껴갔는데도 웨이팅이 있네요. 여전히 인기가 많아 다행입니다. 오래오래 저의 라멘 라이프와 함께해주길 바랍니다, 키와마루아지.
제가 주문하는 것은 언제나 특미라멘입니다. 멘마가 추가되는 메뉴로, 키와마루아지의 라멘에서 멘마는 빠져서는 안되기 때문에 꼭! 특미라멘을 주문하죠.
한산한 주말 거리를 보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블루리본 서베이 2017~2020 맛집으로 선정되었군요.
공기밥이 무료라고 하지만, 라멘 자체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라 추가하지는 않습니다. 오래 살아야 라멘도 많이 먹을테니까요.
키와마루아지의 벽에 붙은 팜플렛에도 적혀있는 계란(아지타마고)에 대한 소개. 제가 수년전에 갔을때와 같은 팜플렛이 붙어있네요. 키와마루아지에 가면 꼭 계란을 먹고, 추가해 먹기도 합니다. 반숙 계란의 부드러운 노른자의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거든요.
점심으로 라멘을 즐기는 손님들. 가게 내부의 모습도 일본 라멘가게와 무척 유사합니다. 유즘은 일본 여행을 가기 어려워졌지만, 키와마루아지가 있으면 일본 여행 생각은 나지 않습니다.
키와마루아지에는 라멘 뿐만 아니라 덮밥도 판매 중입니다. 규동(소고기 덮밥), 부타동(한국으로 따지면 짭짤한 제육덮밥), 차슈동이 있어 면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분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라멘집이 일본 라멘집처럼 나무젓가락을 고집합니다. 저도 짜장면이나 짬뽕은 먹을 때, 라멘을 먹을 때는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하게 더 맛있는 것 같더라구요.
차를 물대신 제공해서 라멘의 느끼함을 잠재울 수 있습니다.
밑반찬은 김치와
생강초절임을 주네요. 김치는 일본에서도 무척 대중적인 밑반찬입니다. 일본에 가면 한국손님은 전혀 없을 것 같은 관광지에서 멀리 떨어진 가게에도 김치를 제공하는 가게가 많습니다.
드디어 등장한 특미라멘.
가격은 일반 라멘과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시각적인, 미각적인 만족도는 2배 이상입니다.
무엇보다 꼬들꼬들한 멘마와 잘 구워진 차슈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듯해집니다.
차슈는 입에서 싹 녹아버리는 계열이 아니라 적당한 불맛과 함께 고소하게 씹히는 경험을 줍니다. 제가 최고로 치는 차슈는 동파육처럼 이가 닿을 세도 없이 녹아버리는 부드러운 차슈인데요, 키와마루아지의 고소하게 씹히는 차슈도 항상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특미라멘의 하이라이트, 멘마. 꼬들꼬들한 식감때문에 특미라멘을 찾게 되네요.
그리고 놓칠 수 없는 맛계란입니다. 반숙계란이라 노른자가 찰랑거리는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미역도 꼬들한 식감을 거듭니다.
키와마루아지의 면도 훌륭합니다. 일본풍 라멘을 충실하게 즐기고 싶을때는 약간 덜 삶아서 단단한 면으로 먹습니다.
면 살짝 먹고 바로 계란 흡수!
이쪽은 부타동, 짭짤한 제육덮밥입니다.
저는 라멘의 계란을 한입에 먹어버려 그 속을 찍지 못했는데, 부타동의 계란샷으로 이 부드러움을 남겨봅니다.
제가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10년 가까이 된 라멘집, 키와마루아지. 그동안 몇몇 라멘집이 아주대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졌지만, 키와마루아지만큼은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다른 지역에 분점을 내면서 점점 퍼져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사는 곳 근처에도 분점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을 끝으로 즐거웠던 키와마루아지의 경험담을 마무리합니다.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