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보내는 이틀째 날.
날씨가 너무 좋아, 그냥 하늘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날이었다.
점심으로 전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콩나물국밥을 먹기위해 출발.
전주 한옥마을에서 유명한 콩나물국밥 맛집 현대옥.
콩나물국밥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래도 불안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콩나물국밥이 맛있어봐야 얼마나 맛있을까.
위 사진은 끓이는식 콩나물국밥, 아래 사진은 전주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이다.
끓이는식콩나물국밥은 이름처럼 뚝배기가 펄펄 끓으며 등장한다.
국물이 뜨겁기 때문에 조심하며 먹어야 한다.
얼큰해 보이지만 보기보다 맵지않다.
도리어 구수하고 먹을 수록 국물이 진해진다.
그에 반해 전주남부시장식콩나물국밥은 따뜻한 상태로 등장한다.
국밥이라고 한다면, 사실 전주남부시장식콩나물국밥 형태가 원조지 않을까 한다.
밥알이 알맞게 토렴되어 있어, 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수란으로 제공되는 계란또한 진미.
라면에 풀어넣은 것처럼 푹 익어져나오는 계란이 아닌,
반숙 형태로 국밥 위에 동동떠있는 계란은 국밥의 깊은 맛에 더해준다.
현대옥을 들어갈 때 느꼈던 걱정은 깔끔히 사라졌다.
국밥도 맛있으려면 한없이 맛있을 수 있다.
현대옥 콩나물국밥에 대해서 한마디 더 하자면,
사진에는 작게 등장하는 오징어 젓갈도 별미다.
콩나물국밥에 별도의 간을 하지 않고, 이 오징어 젓갈로 심심한 입을 달래며
국밥 고유의 담백함을 즐기면 국밥의 신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하늘이 맑다니!
현대옥을 나와 전주 한옥마을의 하이라이트, 한복대여 가게로 향했다.
다양한 한복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시간.
어우동 스타일이 궁금해 선택했다.
모두 차려입고 다시 한옥마을속으로!
주위에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여, 평소에 잘 입지 않던 옷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다.
한국 향기가 진한 거리에 잘 녹아들 수 있어, 사진도 잘 나온다.
예쁘게 쓴 전모가 햇빛도 막아줘 일석이조!
돌아다니다가 독특한 가게가 보여서 입장.
화덕에서 호떡을 굽는 가게라고.
맛은 둘째치고 컨셉이 독특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전동호떡이라는 이름인데, 방금까지 전통호떡으로 알고 있다가
사진 정리하면서 전동호떡이라는 것을 알았다.
호떡이 구워지는 화덕.
장식품이 아니라 정말로 저 안에서 호떡을 구워낸다.
기름에 튀기듯 구워내는 호떡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대된다.
일단... 가격은 일반 호떡의 2배였다.
메뉴가 다양한데, 기본이 되는 두유벌꿀호떡을 시켰다.
그 외 크림치즈호떡, 마늘(!)호떡, 임실치즈호떡이 있었는데,
뭐 호떡이 거기서 거기니... 하면서 패스 했다.
화덕에서 구운서인지 기름기 없이 담백한 외형.
시식을 해볼까? 하며 앙 물었는데,
역삼역 근처에 지아니스나폴리라고 강남권에서 손에 꼽는 화덕피자집이 있다.
쫄깃한 도우가 일품인데,
전주 한옥마을에서 먹은 호떡에서 멀리 역삼동 화덕피자집이 생각났다.
호떡이 완전 쫄깃했다.
(구글 번역기로 돌리면 분명 호떡이 엘라스틴 했다고 번역될 것이다!)
이건 호떡이라고 하지만 호떡이 아니다.
기름없이 굽는 호떡도 있는데 그 호떡도 아니다.
쫄깃한 피자도우에 설탕을 넣고 화덕에 구운 후에 겉에 벌꿀과 아몬드를 뿌렸다.
이빨을 튕겨내는 호떡의 탱탱함을 한껏 느끼며 새로운 맛의 호떡을 음미했다.
앞서 호떡이 거기서 거기... 라고 생각했던 오만을 반성했다.
콩나물국밥처럼 호떡의 세계도 깊다.
내 얕은 지식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현대옥 콩나물국밥도 그렇고, 전동 화덕 호떡도 그렇고,
세상은 내 좁은 시야로 속단하기에 너무도 깊고 넓다는 것을 알았다.
언제나 겸손하자.
맑은 하늘 아래서 호떡을 먹으며 얻은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