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이가자연면 마라탕면 / 편의점 아저씨를 달려오게 만든 제대로 된 얼얼함
- 맛집 이야기 Hot spots/음식 Food
- 2020. 2. 10. 23:57
한때 유행으로 끝날 것 같았지만, 탄탄한 뒷심으로 확고한 식사 메뉴 중 하나로 자리잡은 마라탕. 오늘은 마라탕의 얼얼함을 제대로 구현한 CU의 이가자연면 마라탕면을 소개합니다.
기대이상, 상상초과 마라탕맛을 보여준 편의점의 작은 중국, 마라탕면입니다. 간편식
CU에서만 파는지, 다른 편의점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이가자연면 마라탕면. 물론 제품 사진처럼 저렇게 풍성한 야채가 들어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사진만 보고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가 실망하지는 않으시길!
독특하게 뜨거운 물을 부운 후 전자렌지에서 3분간 더 조리해줘야 합니다. 유탕면이 아니라 숙면을 사용해서 추가 조리가 필요한 것 같네요.
소스에 돈골농축액이 사용되는 것이 특이하네요. 일단 국물은 돼지뼈 베이스인 모양입니다. 거기에 마라유는 옥수수 기름과 고추 기름을 사용하는 군요.
뚜껑을 벗겼습니다. 이가자연면 마라탕면은 뜨거운 물을 부운 후 전자렌지를 이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뚜껑을 모두 벗겨도 됩니다.
내용물은 보통 컵라면과 비슷합니다. 일단 비닐팩에 포장되어 있는 숙면, 왼쪽 상단은 건던기 스프, 오른쪽 상단의 까만색 비닐팩은 소스, 그리고 왼쪽 하단의 소스는 마라스프입니다. 이 마라스프가 오늘의 하이라이트! 이 작은 친구는 매운 고추맛을 꾹꾹 압축하고 있으니 정말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우선 숙면의 비닐팩을 벗기고 면을 용기에 넣습니다. 다음으로 소스를 넣어줍니다. 고추장같은 소스의 자태에서부터 이미 나는 화끈하다! 나는 얼얼하다! 하는 마라탕면의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제품의 사진때문에 제 기대가 한껏 부풀었던 탓에 조금 실망한 건더기 스프. 사진을 찍을 당시에는 그냥 실망스럽다는 느낌 뿐이었는데, 다시 보니 고추가 잔뜩 들은 것이 제 입을 화끈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건더기 스프였네요.
이제 뜨거운 물을 표시선까지 붓습니다. 표시선이 다른 컵라면보다 높게 있는 느낌인데, 저는 선에 딱 맞춰 부었습니다. 그래도 싱겁지 않았네요.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쏙!
3분간 돌려줍니다.
조리된 마라탕면. 비록 컵라면이지만, 냄새가 정말 그럴듯 합니다. 마라한 향이 작지 않은 편의점을 가득 채울 정도. 카운터를 보시던 아저씨께서 매운 냄새에 깜짝 놀라 저에게 달려오셨을 정도였죠. 그거 정말 먹어도 되냐고 걱정해주셨던 CU 카운터 아저씨,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진짜 맵기는 매웠습니다.
이제 마라탕면의 하이라이트, 마라유를 넣을 차례입니다. 사진에 보시는 것 처럼 비닐포장이 잘 뜯어지지 않습니다. 카운터에서 가위를 빌려다 잘랐습니다.
마라유는 정말 조심해서 넣으셔야 합니다. 이미 고추장 같은 소스가 매운맛을 한껏 살려줬는데 마라유는 그 매운맛에 로켓을 달아 날려버립니다. 저는 당연히 마라유를 전부 넣었는데, 취향에 따라 잘 조절하면 좋을것 같네요.
면발은 숙면인 만큼 컵라면치고는 훌륭합니다. 탱탱하고 굵은 면발이 화끈하고 마라한 국물을 적당히 흡수해 씹으면 씹을 수록 입안이 얼얼해집니다. 만약 굵은 숙면이 아니라 일반 컵라면의 얇은 유탕면을 사용했다면 면발의 과도한 국물 분사로 못먹을 만큼 맵지않았을까 합니다.
면발에 대한 감상을 썼다면, 다음으로 국물에 대한 느낌을 남기는 것이 순서지만, 국물은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라면 리뷰를 할 때는 국물을 살짝이라도 먹어보는데, 이가자연면 마라탕면은 국물을 마셔볼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강렬한 향과 면발에 스민 국물만으로도 이건 잘못 마시면 한 이틀은 고생할 국물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습니다. 그래서 국물은 손도 대지 않고 면발만 깔끔히 건져 먹었습니다. 그런대도 속이 살짝 쓰린것 같았던...
그냥 마라탕 유행에 편승해 나온 건가 싶었던 이가자연면 마라탕면. 하지만 그 결과물은 향과 마라한 맛 만큼은 완전 진퉁인 제대로된 물건이 똭 등장했습니다. 야채가 듬뿍든 사진때문에 조리한 후 살짝 실망했지만, 실망의 순간은 기억나지 않을만큼 흔들어주는 마라향에 즐거운 식사시간을 보냈습니다. 이가자연면 마라탕면,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