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개성 할머니 순대국 / 제대로 우린 순대국, 묵직한 국물의 스트레이트
- 맛집 이야기 Hot spots/맛집 Restaurants
- 2020. 1. 26. 23:54
군포를 지나면서 가끔 지나쳤던 개성 할머니 순대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가게를 드디어 찾았습니다.
가건물같은 느낌의 개성 할머니 순대국. 이런 가게가 오래 되었다면 틀림없는 맛집이라는 저의 감각을 믿기로 했습니다.
허름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깔끔합니다. 한쪽에 식물들이 많이 살고 있어 기분도 좋아집니다.
순대국집에 있을법한 메뉴들이 보입니다.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는 좋은 곳!
내부는 넓습니다. 좌식 테이블들이 많이 놓여있네요. 이곳을 생활 공간으로도 사용하시는지 한쪽에는 안마기도 보입니다.
파주 문산쌀이 잔뜩 쌓여있습니다. 국내산 쌀을 사용하시는 것이 맞으시네요.
전골 요리를 위한 스토브.
주문한 순대국이 나왔습니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순대국의 국물이 살짝 빨간것입니다. 보통 흰 국물에 다대기를 제공하는 방식인데, 개성 할머니 순대국은 다대기를 넣은 국물을 제공하십니다.
미리 다대기를 넣은 국물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저는 맛에 자신있는 집이라면 다대기를 넣은 국물을 선호합니다. 내 입맛에 맞춰 커스텀한 국물보다는 쉐프의 자신감이 묻어있는 국물이 더 기대가 되니까요.
밑반찬은 간단합니다. 김치와 새우젓.
깍두기와 고추.
그리고 고추를 찍어먹는 양념장. 이 양념장이 또 맛있습니다. 그냥 쌈장이 아니라 쌈장보다는 살짝 더 매콤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고추를 한번 먹어볼까 생각했지만... 매울 것 같아 그냥 순대만 찍어먹었습니다.
들깨가루는 언제나 듬뿍입니다.
순대국은 정말 제대로입니다. 역시 허름한 가게가 오래가면 맛집이란 공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우선 국물에 사정이 없습니다. 처음 먹으면 분명 느끼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구물입니다. 그만큼 진하게 뽑아냈습니다. 안에 들어있는 건더기들이 많아서 느끼함이 더해졌습니다. 이걸 잡기 위해 다대기를 넣었구나 싶습니다.
정말 가득 들어있는 건더기. 순대뿐만 아니라 곱창 등 순대국에 들어야할 건더기들이 한가득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국물이 느끼해진것 아닌가 싶은데, 이런 느끼함이라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돼지 부속물뿐만 아니라 고기도 실하게 들었습니다.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있어 먹는 내내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재료가 씹힐까 기대하며 숟가락을 움직이게 됩니다.
그냥 많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양념이 베어, 쫄깃하고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넘칩니다.
상대적으로 평범한 순대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군포 개성 할머니 순대국은 오랜 시간 장사해온 좋은 가게입니다. 순대국 자체는 조금 호불호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국물은 진하고 안에 든 부속물이 많아서 조금 느끼합니다. 먹어보면 묵직한 국물이 복부를 강타하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다양한 순대국을 접해 체력에 자신있는 분이라면 분명 도전적인 순대국의 패기가 즐겁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저는 깔끔함을 위해 순대국 본연의 향과 맛을 억누른 순대국들을 먹다가, 오랫만에 개성 할머니 순대국에서 터프한 인파이터형 순대국을 만나 기쁨의 환성을 질렀습니다.
분명 호불호를 탈 순대국. 하지만 다양한 순대국을 접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꼭 만나봐야 하는 터프함! 정말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