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센텀신 가야 밀면/ 좁은 시야를 넓혀준 돼지육수 베이스의 밀면
- 맛집 이야기 Hot spots/맛집 Restaurants
- 2019. 11. 29. 23:52
부산에 오면 항상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밀면! 서울에도 있는 밀면이지만 왠지 부산 밀면이 더 맛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센텀 신 가야밀면 이란 새로운 가게. 이 가게에서 저는 새로운 사실을 맛보게 됩니다.
센텀 신 가야밀면은 센텀이 이름에 붙지만 벡스코역에서 더 가깝습니다.
TV에 출연한 적이 있네요. 이때까지만 해도 특이하게 밀면집에서 돼지국밥을 하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죠. 밀면과 돼지국밥이라는 서로 양끝에 서있는 음식을 한 가게에서 하게되면 둘 다 어중간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나 반전이.
어쨋든 왔으니 가게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밀면집이라면 어디나 주는 기본 찬들.
가게는 넓은 편이네요. 가족 단위 손님들이 테이블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밀면은 온육수와 함께해야 제대로 맛볼 수 있습니다.
벽에 붙은 가야밀면 메뉴에도 밀면과 돼지국밥이 한자리에 있네요.
밀면이 6.25전쟁 때 만들어진것은 유명한 이야기죠.
따뜻한 온육수를 가져와 한모금 마셨습니다... 그런데 어라 뭔가 맛이 독특하네요. 제가 알고 있는 밀면은 분명 멸치같은 해산물 베이스 육수를 사용할텐데, 이 온육수에서는 제가 기대하지 못했던 맛, 돼지육수의 맛이 납니다.
다음으로 나온 밀면. 바로 국물부터 맛을 보았습니다.
물밀면도 마찬가지로 국물부터. 역시나. 센텀 신 가야 밀면은 돼지육수를 베이스로 사용하는 밀면집이었습니다. 거의 식스센스급의 반전에 잠깐 정신이 아찔해졌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밀면은 당연히 해산물 육수를 사용할거라 생각했습니다. 돼지육수는 차갑게 해서 먹기 쉽지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센텀 신 가야밀면에서 맛본 돼지육수 베이스의 밀면은, 돼지육수 특유의 진한 감칠맛이 나면서도 잡내가 싹 빠진 담백한 피니시를 보여주었습니다.
밀면에 돼지육수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나니, 밀면집에서 돼지국밥을 파는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우물안에 갇혀있다가 갑자기 우물 위로 던져진 기분을 온혀로 느끼며 밀면을 먹기 시작합니다.
육수의 감칠맛이 한박자 늦게 터지도록 살포시 감싸주는 양념장. 덕분에 입안에 비빔밀면을 넣으면 매콤한 사이사이로 감칠맛이 요리조리 빠져나와 입안 곳곳을 공격합니다.
늦은 시간에 사진을 보니 저절로 배가 고파지네요.
정말 예상도 못했던 신세계였습니다. 부산 센텀 신 가야밀면의 돼지육수 베이스 밀면은 이제까지 제가 상식이라고 생각해왔던 밀면의 틀을 단숨에 비틀고 꺽어 버렸습니다. 돼지육수로도 이렇게 맛있는 찬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그 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밀면은 다 비슷한 밀면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건 그냥 저의 무지였습니다. 육수의 깊은 맛만큼 밀면의 세계도 깊고 넓군요. 부산의 다른 밀면가게들을 찾아가보고 싶은 생각이 벌써부터 몽글몽글 솟아납니다. 다음에 또 부산을 찾을 좋은 핑계가 하나 생겼습니다. 잘먹었습니다.
함께 주문한 갈비만두. 아마 기성품을 쓰는 것이 아닐까 싶을만큼 익숙한 맛이라 리뷰 마지막에 살짝 끼워 넣습니다.
기성품의 맛이 강하게 나는 만두지만 저는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다음에 가면 또 주문할 것 같습니다.